[Review] 과학의 역사 (윌리엄 바이넘 著, 소소의책)

과학의 역사 - 세계를 탐구하고 지식의 경계를 넘다
윌리엄 바이넘 지음, 고유경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6월

가끔 대중과학서적을 읽을 때 의아했던 적이 있습니다. 최신의 과학 기술에 대한 내용이 아닌 고대 그리스 시절의 이야기부터 늘어놓는 책들이 대다수였고, 그 이유를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과학책 읽기에 익숙해질 무렵, 한 깨달음이 찾아왔습니다.

지금 인류가 이룩한 과학 문명은 한순간에 이루어낸 것이 아니라 과거부터 쌓여온 많은 업적들이라는 토대 위에서 만들어진 것임을 말이지요.

아이작 뉴턴이 이야기했던 ‘거인의 어깨 위’라는 표현이 정말 적확한 표현임을 깨닫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어떤 학문이 안그렇겠습니까만은, 특히 과학은 그 역사와 아카이브가 중요한 학문이기도 합니다. 역사와 아카이브를 이해해야만이 과학적 맥락을 이해하는 리터러시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과학의 역사 (윌리엄 바이넘 著, 고유경 譯, 소소의책, 원제 : A Little History of Science)”는 과학사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에게 매우 유용한 책입니다. 과학, 철학, 기술, 수학가 구분이 되지 않던 시대 (심지어 마법이나 종교까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과학이 발전해온 발자취를 브리핑하고 있는데, 역사 속 과학, 과학의 발전에 대해 간결하고 접근하기 쉽도록 고대 문명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연대순으로 구성하고, 물리학, 화학, 생물학, 천문학, 의학 등 다양한 과학 분야를 다루면서 시대별로 어떤 발견들이 중요한지 영향력 있는 과학자, 과학적 지형을 형성한 중요한 사건에 초점을 맞추는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함으로써 과학사를 처음 접할 때 생소함을 상당 부분 줄여줄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은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 수학이 발전하는 등 고대 문명이 과학에 기여한 바를 탐구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 아르키메데스와 같은 고대 그리스 시대 인물을 통해 과학적 탐구의 토대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설명합니다. 우리가 흔히 암흑기라 알고 있는 중세 시대에 대해서는 이슬람 과학의 발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르네상스 시대에 접어들면서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이 등 과학 혁명 이전 시대 과학자들을 조망하면서 돌파구를 만들어낸 인물과 과학적 발견에 대한 강조를 빠뜨리지 않고 있습니다. 드디어 아이작 뉴턴이 등장하면서 과학 혁명이 시작됩니다.  

이후 아인슈타인에 의해 상대성 이론이 등장하고, 양자역학 역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물리학 뿐 아닙니다. 유전학, 의학, 천문학, 그리고 각종 기술 분야의 획기적이고 비약적인 발전사도 함께 다루고 있기도 합니다.  

과학적 발견은 단순히 지식적 확장이나 물질문명의 발전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과학은 당대의 철학에도 영향을 주기도, 받기도 하면서 인류 문명의 정신적 진보를 이뤄내는 데에도 기여합니다. 자연 세계에 대한 이해와 지식, 그 이해를 발전시키는데 필요한 각종 방법론들이 바로 과학을 이루고 있고, 과학은 그 분야를 넘어서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음을 책을 통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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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