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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코드
캐럴 스티버스 지음, 공보경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23년 3월
평점 :
‘마더 코드 (캐럴 스티버스 著, 공보경 譯, 폴라북스, 원제 : The Mother Code)”를 읽었습니다.

‘갓 태어난 남자 아기가 마더 로봇의 고치 안쪽에 자리잡았다. 고치의 내부는 밀도 높은 섬유로 되어 있었다. (중략) 따뜻한고 탄력있는 손가락에 안긴 아기는 긴장을 풀었다.”
세심한 규제와 부정확한 영향을 없애는 도구들의 개발로 착상 전 인간 배아의 유전자 조작 기술이 발달한 미래. 물론 정치적, 기술적 장애물 뿐 아니라 오용의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인류는 새로운 기술이 가져다 줄 미래를 희망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술을 추종하던 인류의 미래는 언제나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인류의 발달한 유전자 조작 기술을 평화적인 목적으로만 사용하지 않습니다. IC-NAN, 특정 유형의 핵산 나노 구조로 폐세포를 사용 기한이 넘겨도 살아있게 만드는 물질입니다. 유전자 조작 기술의 산물이기도 합니다. 이 물질에 노출되면 점차 인간의 폐는 비정상 세포로 뒤덮이게 만들게 됩니다.
바로 이 물질이 아프가니스칸에 사용된 것입니다. 애초 이 물질은 시간이 지나면 비감염성 물질로 전환 되어야 하는데 아프가니스탄 사막지대에 존재하는 고세균이 NAN의 DNA를 받아들이면서 NAN이 지속적인 감염성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이 소설은 유전자 조작 기술로 인해 발생한 치명적인 감염원을 막기 위한 활동과 마더 로봇에 의해 양육되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 등 크게 두 타임라인으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다만 이야기는 다소 밋밋하며 전형적으로 흐릅니다. 하지만 이 소설의 장점은 흥미롭게도 이야기에 있지 않습니다. 그 이야기가 들려주려 하는 철학적 질문이 이 소설의 핵심 포인트입니다. 실제 이 소설을 읽다 보면 많은 질문들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그 질문은 하나의 방향성이 아니라 (예를 들어, 부모의 역할, 기술 발전과 활용의 윤리적 측면 같이) 매우 다양한 방향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역시 큰 장점입니다.
또한 이 소설에서는 첨단 기술이 가진 위험성을 명시적으로 보여줄 뿐 아니라 모성이 가지는 양면적 모습 역시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AI 기술을 비롯한 많은 첨단 기술이 우리의 삶에 그 어느 때보다도 가까이, 그리고 깊게 다가오고 있는 상황인데다 COVID-19 팬데믹을 거친 지금, 이 소설에서 보여주는 모습들은 미래의 모습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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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