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과거시제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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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거시제 (배명훈 著, 북하우스)”를 읽었습니다. 독특한 제목의 이 책은 배명훈 작가의 SF 단편소설들을 모은 소설집입니다. 

 


데뷔 이후 꾸준한 활동을 통해 독자들을 만나온 배명훈 작가의 이번 작품집은 SF 장르적 향기를 맘 놓고 뿌려대고 있는 멋진 단편들의 향연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수요곡선의 수호자’


소비 혹은 수요는 생산이 없으면 유지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역도 성립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역을 생각해본 적은 별로 없습니다. 대공황이 1930년대였으니 그 이후로 이어진 대소비 시대에는 생산을 중심으로 무한 소비의 시대가 되었으니 더더군다나 그 역을 생각할 틈이 없었다고 보는 것이 맞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생산성이 극단으로 올라가 수요가 따라갈 수 없다면?

네, 제대로된 SF적 사변입니다. 

작가는 이에 그치지 않죠. 바로 SF적 장치 중 가장 완벽한 도구라 할 수 있는 인공지능 로보트를 이야기에 배치합니다. 바로 수요곡선의 수호자로써 말이지요. 수요곡선의 수호자는 인류 문명의 수호자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생산곡선의 함정에 빠지게 됩니다.  

배명훈 작가가 SF적 재미를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역량을 가지고 있음은 이 작품을 통해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접히는 신들’ 이 작품에는 작품집의 다른 작품에도 공유되는 설정과 함께 작가가 발표한 다른 작품에도 등장하는 여러 설정들이 등장합니다.

가장 중요한 개념의 차원과 공간의 접힘. 접힘으로 완성되는 개체와 우주, 그리고 신.

‘인류의 대변자’에는 정말 어이없는 블랙 코미디적 상황이 펼쳐집니다. 보통은 블랙 코미디는 현실과의 괴리감이나 위화감이 느껴지고, 그 위화감 자체를 블랙 코미디적 특성이라 이해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위화감이 없다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 그걸 배명훈 작가가 해냅니다.  그 미묘한 결 차이를 부드럽게 맞춰내는 역량이 훌륭합니다. 




배명훈 작가는 장르적 글쓰기를 잘하는 작가이고, 작가 스스로도 이를 감추려고 한 적이 없습니다. 문학 활동 기간 내내 환상문학웹진인 ‘거울’의 필진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봐도 잘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순문학계 (사실 순문학이라는 표현이 예전부터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고 있지만 통상적으로 자주 쓰고 있는 표현이다 보니 준용하기로 합니다.)에서는 배명훈 작가를 순문학 계열의 작가로 인식하고 있는 듯 합니다. 


#미래과거시제 #배명훈 #북하우스 #이북카페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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