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 - 유럽에서 아시아 바이킹에서 소말리아 해적까지
피터 레어 지음, 홍우정 옮김 / 레드리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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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바다의 무법자. 법외 집단이자 범죄 집단입니다. 이 해적의 역사는 동서를 막론하고 매우 오래되었습니다. 아마 항해가 처음 시작되었을 시기와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서양에는 바이킹이 있었고, 동양에는 왜구가 있었지요. 바이킹 시대 이전에도 고대 그리스나 로마 시절 해적에 대한 기록이 있었고, 동양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근대에는 해적을 활용한 해상권 장악을 시도한 국가마저 있었을 정도로 역사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기도 합니다. 

“해적 (피터 레어 著, 홍우정 譯, 레드리버, 원제 : Pirates: A New History, from Vikings to Somali Raiders)”는 해적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입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해적에 대한 로망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해적’, 즉 바다의 도적이 되자는 제안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근대 이전만 해도 이야기는 다릅니다. 책에서 서술한 해군과 해적의 보수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16세기말 영국 해군에 복무하는 숙달된 선원의 3개월 급여가 1파운드 10실링 정도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을 사략선에서 근무하게 되면 무려 15파운드. 13배가 넘는 급여 조건입니다. 당연하게도 사략선이나 해적들이 모집하는 선원 자리는 언제나 경쟁률이 높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해적 열풍은 굳이 하층민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대항해 시대 이후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해적 사업은 신사나 귀족들도 뛰어들 만큼 매력적이었던 것이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해적 행위 (piracy)와 사략 행위 (privateer)를 구분하지는 않지만 이 책에서는 합법적 권한 여부에 따라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경계는 매우 모호하고 실제적인 구분은 어렵습니다. 실제 책에서도 합법적(?) 사략선임에도 해적 행위를 한 사례들이 많이 나옵니다. 

이러한 해적의 이야기는 비단 근대 이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닙니다. 국가 간의 경계가 명확해지고, 해상 지배권이 명확해진 현대에 와서 국제법(유엔해양법협약)에 의거하여 해적을 ‘공적’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소말리아 해적이 가장 유명하긴 하지만 남중국해나 말라카 해협의 해적들도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한국 선적을 가진 화물선이나 어선들도 해적의 피해를 당하는 것을 뉴스를 통해 접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인류의 공적으로 규정된 범죄 집단이긴 하지만 거친 바다에서의 모험이라는 ‘낭만’이 곁들여지면서  ‘원피스’나 ‘캐러비안의 해적’ 시리즈와 같이 대중 문화에서 주요 소재로 활용되기도 하고, 많은 사랑을 받기도 하는 존재들입니다. 이러한 해적의 역사와 더불어 현대에도 해적이 소탕되지 않고 끊임없이 발호하는 원인과 국제 협력에 대한 이야기까지 들려주는 이 책, “해적”은 해적에 대한 역사적 맥락과 경과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 책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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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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