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뇌 - 뇌과학이 발견한 기억의 7가지 오류
대니얼 샥터 지음, 홍보람 옮김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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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둑맞은 뇌 (대니얼 샥터 著, 홍보람 譯, 인물과사상사, 원제 : The Seven Sins of Memory Updated Edition: How the Mind Forgets and Remembers )”를 읽었습니다. 2006년 한숭출판사에서 “기억의 일곱가지 죄악”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적이 있는데 이번에 읽은 버전은 2021년 출간된 업데이트 에디션을 번역한 책입니다.




우리는 많은 것들을 기억에 의존하고 살아갑니다. 법정에서도 기억에 의한 증언을 매우 중요하게 다루고 있기도 하지요. 하지만 기억이라는 것은 불완전하고 소멸되고 왜곡될 수 있습니다. 막연하게나마 우리는 이것을 알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개인적인 것으로 치부하고 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신경과학이 발달하면서 기억이라는 것은 불완전하고, 왜곡될 수 밖에 없는 현상이라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기억이 일으키는 오류를 7가지로 분류하고 그와 관련한 임상례, 문화적 증거와 사례들을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기억의 소멸은 언제나 일어납니다. 개인적으로도 일어나고 집단에서도 일어나지요. 

흥미로운 사례 하나를 책에서 제시합니다. 

O.J. 심슨 케이스를 기억하시나요?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NFL 슈퍼스타였습니다. 아내를 살인했다는 혐의로 체포되었고 모든 증거들이 그가 살인자임을 말해주었지만 법정에서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이 재판에서의 무죄 평결은 하나의 사건이 되었고,  1995년 당시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를 뒤흔든 사건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기억은 소멸하게 마련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평결 이후 불과 5개월 후에 절반의 대학생 정도만이 판결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기억해냈으며 3년이 흘렀을 때는 그 비중이 30% 이하로 줄어들었습니다. 

이를 증명한 것은 헤르만 에빙하우스라는 철학자이며 시간에 따라 기억이 소멸하는 정도를 그래프로 나타낸 것을 에빙하우스의 망각 곡선이라고 합니다.


좋습니다. 기억이 소멸되고 점차 잊어간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언제나 경험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기억은 또한 왜곡되기도 합니다. 현재 경험하고 있는 순간이 과거의 경험과 똑같다고 느끼는 확신과 그 다음에 무슨일이 일어날 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착각하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곤 하는 데자뷔 역시 기억 혼란 혹은 기억 왜곡의 현상 중 하나입니다.

심지어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일어났다고 기억하는 현상이나, 기억의 오귀인은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된 바 있습니다.


이렇듯 기억은 많은 오류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억의 오류는 사실, 현대인이 살아가는 데 다소 불편한 점은 있지만 많은 부분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애초에 기억의 오류는 진화의 산물이며 인류의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것이었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즉, 과거의 경험을 재조합하여 새로운 경험을 창조해내는 기억, 뇌의 능력은 새로운 상황에서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는 가설이지요. 책을 읽으면서 단순히 기억의 오류로서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 역시 인류가 발전하는데 도움을 주었다는 관점이라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저자인 대니얼 샥터(Daniel L. Schacter)는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기억 왜곡의 뇌 기제에 대한 연구를 하는 분이라고 합니다. 기억, 기억 왜곡과 관련한 대중서적도 상당 수 집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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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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