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 그리고 유신 - 야수의 연대기
홍대선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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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일보 시절부터 특유의 매력적인 글쓰기로 독자들을 사로잡았던 홍대선 작가가 돌아왔습니다. 

“유신 그리고 유신 : 야수의 연대기 (홍대선 著, 메디치미디어)”가 바로 그 저작입니다. 


사실 돌아왔다는 말은 어폐가 좀 있습니다. 사실 홍대선 작가는 “어떻게 휘둘리지 않는 개인이 되는가 (푸른숲)”이나 “1미터 개인의 간격 (추수밭)”처럼 교양 철학 에세이를 통해 꾸준히 집필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워낙 “테무진 to the 칸 (생각비행)”의 임팩트가 큰 작가이다 보니 워낙 오랜만에 신작을 낸 것처럼 느껴집니다. 


“테무진 to the 칸”의 주인공은 칭기스칸으로 잘 알려진 테무진의 일대기를 다뤘다면 이번 책의 주인공은 바로 ‘유신’입니다. 

유신 (維新). 사전적 의미로는 낡은 제도를 고쳐 새롭게 한다는 것을 뜻하며, 사서오경인 시경(詩經), 서경(書經), 대학(大學) 등에 나오는 표현으로 동아시아권에서는 위로부터의 개혁을 의미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보다 익숙하게 다가온 것은 바로 일본의 메이지 유신 (明治維新)부터이며, 우리나라에서는 박정희 독재 정권의 연장을 꾀했던 10월 유신에서도 차용되기도 했습니다.


홍대선 작가는 이 유신에 대해 흥미로운 관점을 제기합니다. 유신의 씨앗을 1274년, 여몽연합군의 일본 침공부터라 보고 있는 것입니다. 

저자의 관점에 의하면 몽골제국 (이후 원 제국)은 어느 순간부터 전쟁을 통한 정복이 하나의 숙명이자 사명이라는 ‘관념’이 되어버립니다. 이러한 관념은 의도적이지 않지만, 결국에는 의도를 만들어내죠. 원 제국의 일본 침략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을 정복해도 이득이 전혀 없지만 관념이 실리를 극복하게 됩니다. 결국 여몽연합군은 일본을 침략했고, 일본이라는 하나의 폐쇄된 세계는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세계정복전쟁을 수행하던 몽골군, 그 몽골군과 30년 동안 전쟁을 이어온 고려군의 세계 최고 수준의 전술과 숙련도에 속수무책이었던 일본군의 싸움은 전쟁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상대도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쓰시마, 이키, 후쿠오카 등 파죽지세로 밀고 들어오는 여몽연합군을 일본은 막아낼 수 없었습니다. 

단 하루, 새벽 사이에 몰아친 대폭풍, 카미가제(神風)가 아니었다면 전쟁은 그대로 끝날 수도 있었습니다. 침공군의 전선 상당수가 침몰하고 지휘체계를 상실한 연합군은 철수 밖에 선택지가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이후 일본에는 신토사상 (神土思想)과 무쿠리고쿠리 (むくりこくり, 蒙古軍高麗軍)라는 두가지 흥미로운 개념이 등장합니다. 또한 저자는 이후 두 사상은 정한론으로 이어지게 되었다는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유신은 일본과 한국의 근현대사를 결정 짓는 키워드 중 하나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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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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