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있던 자리 - 중세 유럽의 역사에서 발견한 지속 가능한 삶의 아이디어
아네테 케넬 지음, 홍미경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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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있던 자리 (아네테 케넬 著, 홍미경 譯, 지식의날개, 원제 : Wir konnten auch anders: Eine kurze Geschichte der Nachhaltigkeit )”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미래 지향적이라 생각하고 있는 많은 개념들을 근대 이전 유럽의 여러 공동체 혹은 시도에서 발견하고자 하는 흥미로운 아이디어에서 출발합니다. 그러면서 자본주의 이전의 시대를 살아가던 사람들이 과연 ‘가난’했을까라는 의문에 대한 답을 구하고자 하는 책이지요. 


물론 절대적인 부의 관점에서 보면 분명 근대 이전의 사람들은 ‘가난’한 삶을 살아갔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현대인의 관점에서 해석한 것이라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근대 이전 유럽인들은 반나절만 일했고, 휴일의 수도 현대인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고 합니다. 13~14세기 연간 1400~1600시간의 노동시간은 1800년대 들어 급속히 늘어나 3000시간이 넘게 되었고 현대에 들어와서도 여전히 13~14세기의 노동 시간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엄청난 노동시간에 시달리는 현대 한국 노동자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물론 13~14세기 인류의 삶이 지금 현대인의 삶보다 훨씬 윤택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위기에 대한 취약성이 분명했고, 특히 감염병에 취약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저자는 과거를 미화해서는 안된다고 단언하면서도 당시의 노동 시간과 식단 등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하는 부분이 분명 있음을 또한 강조합니다. 


특히 저자는 중세 수도원의 공유 경제의 성공을 주목합니다. 소유는 어쩌면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에 속하는 개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유는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을 촉발합니다. 또한 소유를 위해 인간은 불필요한 노동과 시장 활동 참여를 강요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세 수도원이 보여주었듯 공유 경제는 자원 배분의 효율성, 필요에 따른 적절한 노동 시간 등 현대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플랫폼 기반의 공유 경제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현재 플랫폼 기반의 공유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으며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강화하고 있다는 증거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저자는 역사 속에서 찾은 미래적 개념들을 실천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단기적 이익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최근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기후위기일 것입니다. 이 기후위기는 마치 전설 속의 불가사리처럼 무한 증식하는 자본주의의 속성에 기인한 바 큽니다. 언제나 성장해야 하고 발전해야 하는 자본주의 속성은 미래 자원까지 현재화하여 급속하게 소모하고 있기 때문에 인류는 필요보다 훨씬 많은 소비를 촉진받게 되는 것입니다.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는 성장만이 우리에게 윤택한 생활을 가져오는 것일까 하는 새로운 질문과 함께 공동체에 의한 연대 그리고 분배가 답은 아닐까 하는 새로운 인사이트를 필요로 합니다. 기후위기는 우리에게 대안이 없음을 강요합니다. 하지만 정말 대안이 없는지는 우리가 갇혀 있는 ‘새장’에서 나와야 비로소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저자는 깨닫게 해줍니다. 성장 중심적 사고 방식에 갇혀서는 기후위기를 비롯해 현대 인류 문명이 마주한 문제에 대한 대안을 찾을 수 없고 성장 중심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그 대안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겠지요. 역사에서 찾아낸 많은 미래 지향적 개념들은 바로 우리에게 지금의 방식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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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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