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지도책 - 세계의 부와 권력을 재편하는 인공지능의 실체
케이트 크로퍼드 지음, 노승영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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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지도책 (케이트 크로퍼드 著, 노승영 譯, 소소의책, 원제 : Atlas of AI: Power, Politics, and the Planetary Costs of Artificial Intelligence )”을 읽었습니다.




먼저 이 책을 읽으면서 책 제목을 통해 받은 인상이 틀렸다는 점에서 당황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습니다. 번역 제목도 그렇고, 원제도 그렇고 현재의 인공지능의 현황을 지도로 표현한 책으로 이해했는데 그게 전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지도책 (Atlas)’라는 제목이 붙었을까요? 저자는 조르주 디디 위베르만(Georges Didi-huberman)의 말을 인용하여 지도책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바로 지도책에는 시각의 심미적 패러다임과 지식의 인식론적 패러다임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인데, 지도책은 이를 통해 별개의 조각들을 연결하고 재편집하여 전체적으로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입니다. 즉, 이 책은 지도를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지도책이 그러하듯 AI, 즉 인공지능의 발전을 추동하는 이론을 지형학적으로 접근함으로써 단순히 이론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서 AI를 보다 넓고 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의미로 ‘지도책 (Atlas)’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 같습니다. 


AI의 발전은 우리가 흔히 상상하듯 고도의 기술만 동원되는 것이 아닙니다. 저자는 AI를 ‘추출산업’이라 규정하였듯이 AI 시스템을 구축하고 제대로 운영되게 하기 위해서는 그 밑바탕이 되는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공급해줘야 하는데 그 데이터는 에너지, 광물자원,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입니다. 결국은 여기에는 경제적, 정치적 이해관계가 모여들 수 밖에 없고, 산업 구조의 재편, 그리고  권력의 개입이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뿐만 아닙니다. AI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뿐 아니라 그 활용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 중국을 비롯한 나라들에서는 국가 권력의 도구로 A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AI를 군사적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도 성공적으로 수행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 시도와 성공은 지속될 것입니다. 하지만 AI를 구성하는 데이터는 결국 인간이 쌓아올린 것이기에 인간이 가지고 있는 불완전성이나 혐오, 차별까지 담아내고 있습니다. 결국 현실의 권력 구조나 불평등이 AI를 통해 시스템화 될 수 있는 위험성 역시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저자는 AI 시스템이 비실체적 연산의 과정 혹은 그 결과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추상적이지 않다고 이야기합니다. 오히려 지구 혹은 지형구조를 실제로 빚어내는 과정이며 세계를 바라보는 물적 토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지금은 AI라는 용어가 매우 혼란스럽고, 남발되고 있지만 이는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이 가지는 가변적이며 확장적인 특징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오히려 혼란스러움과 남발은 인공지능이 가지는 영향력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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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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