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식의 도시 탐구 - 우리나라 도시에 숨겨진 과학 이야기
곽재식 지음 / 아라크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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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우리는 도시보다는 시골을 그리워 하지만, 막상 시골에 살라고 하면 현실적 제약 조건들이 너무 많이 따라나옵니다. 우리나라는 도시화의 역사는 짧지만 이제는 인구의 대부분이 도시에 살고 있기도 하지요. 

우리는 실제에 비해 도시를 너무 삭막하게만 바라보는 것은 아닐까요? 도시에도 많은 이야기 거리가 있고 정붙일 거리가 많은데 말이지요.

도시에 숨겨진 과학 이야기를 다룬 책인 “곽재식의 도시 탐구 (곽재식 著, 아라크네)”를 읽었습니다.




‘경주’


우리 역사에 있어 과학적 전통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첨성대입니다. 첨성대가 있는 곳이 바로 신라의 천년 고도 경주이지요. 또한 석굴암도 당시 발달한 건축 기술과 미감을 엿볼 수 있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는 더욱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알려줍니다. 바로 수세식 화장실이지요. 2017년 발표된 경주 동궁의 화장실 유적은 돌을 깎아 만든 변기로 하수도관을 경사지게 만들어 물을 내려가게 만들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수세식 화장실이 있었다는 것은 발달한 하수도 체계 역시 가지고 있었다는 의미인데다 수세식 화장실은 의외로 물을 많이 사용하는데 결국 상수도 체계 역시 함께 구축했다는 의미도 되기 때문에 고도로 발달한 수로 체계를 구축했다 볼 수 있습니다. 

신라가 935년에 멸망했으니 지금으로부터 약 1천년 전에 이러한 수로체계와 상하수도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하니 우리가 생각했던 고대의 기술 수준보다 매우 높은 수준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수원’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살아가고 있는 도시 중 하나인 수원의 이름을 곰곰히 보면 참 이상합니다. 한자로 ‘水原’인데 물의 근원이라는 뜻이거든요. 어떤 의미일까요? 곽재식 작가는 바로 우리나라의 기후 특징과 관련해서 수원이라는 도시의 이름의 유래를 추적하면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우리나라는 비교적 많은 강수량을 가지고 있지만 여름에 집중해서 비가 내리는 기후적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벼농사의 특징상 저수 시설이 많이 필요했을 텐데, 예로부터 농업이 발달한 수원에도 이러한 저수지가 상당히 많이 존재했다고 합니다. 고구려 시대에는 이 고장을 매홀이라고 불렀는데 이 ‘매’가 바로 물이라는 의미의 고구려식 발음이라고 하네요. 결국 삼국시대에도 수원은 지금의 의미와 동일하게 불리웠다고 생각하니 수천년의 역사가 담긴 이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화학자이면서 SF작가, 그리고 다양한 관심 분야에 대한 심도 싶은 공부로 쌓인 박학다식에 이를 풀어내는 글솜씨 등. 곽재식 작가는 정말 많은 분야에 있어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도시에 숨은 과학 이야기를 들고 나왔는데 역시 명불허전.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하네요. 

무엇보다 곽재식 작가의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하고 호기심 가득한 시선이 글에 잘 담겨져 있는 것 같아 읽기에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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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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