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에 관한 생각 - 영장류학자의 눈으로 본 젠더
프란스 드 발 지음, 이충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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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스 드 발 (Frans de Waal). 영장류학자로 이름이 높은 분입니다. 하지만 이 분은 영장류에 대한 연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영장류 연구를 통해 우리의 삶을 비추어 보는 대중 저술로 더욱 이름이 높은 분이지요. 특히 “침팬지 폴리틱스 (장대익, 황상익 공역, 바다출판사, 원제 : Chimpanzee Politics: Power and Sex Among Apes)”나 “착한 인류 (오준호 譯, 미지북스, 원제 : The Bonobo and the Atheist: In Search of Humanism Among the Primates)”, “공감의 시대 (최재천, 안재하 共譯, 김영사, 원제 : The Age of Empathy: Nature's Lessons for a Kinder Society)”와 같은 저서는 정치와 도덕, 공감 능력 등 인간이 가진 문화적 능력이라 생각했던 것들을 진화론적 관점에서 살펴본 역작이었습니다. 이 뿐 아니지요.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이충호 譯,  세종서적, 원제 : Are We Smart Enough to Know How Smart Animals Are? )”, “동물의 감정에 관한 생각 (이충호 譯,  세종서적, 원제 : Mama’s Last Hug: Animal Emotions and What They Tell Us about Ourselves)”은 동물도 우리와 다르지 않음을, 우리 역시 동물이었고 진화론적 존재라는 점을 깨닫게 해준 저서였습니다.


“차이에 관한 생각 (프란스 드 발 著, 이충호 譯, 세종서적, Different: Gender and Our Primate Heritage)”은 우리에게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지구 공동체의 동료인 동물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해준 프란스 드 발의 새로운 책입니다. 




수컷 포유류는 대체로 폭력적이며 지배적이라는 사실을 수많은 관찰을 통해 알아왔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공격성, 지배욕 등은 그 대상이 암컷에 향하고 있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오히려 진화적으로 최적화한 크기는 암컷이며 수컷은 오히려 자기들끼리 싸울 때 우위를 확보하고자 최적의 크기 이상으로 진화했음을 이해해야 한다고 합니다. 수컷끼리의 경쟁이 치열한 종일수록 수컷의 신체적 특징이 인상적으로 발달함을 알 수 있습니다. 수컷의 목적은 암컷을 지배하기 위함이 아니고 다른 수컷과의 경쟁에 있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영장류에 있어 암컷들은 대부분 자율성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들의 네트워크 내에서 머뭅니다. 오히려 수컷은 그 네트워크의 주변부에 머물 뿐이지요. 사자 무리에 있어서도 우두머리 수컷은 언제나 교체됩니다. 더 강한 수컷이 오면 그 자리를 비켜줘야 하죠. 즉 사자 무리의 정체성은 바로 자매애를 바탕으로 한 암컷들이 유지합니다. 

수컷의 지배성에 대한 과도한 해석은 바로 인간의 문화적 편견이 반영된 소산이라는 것이 저자 주장의 요지입니다. 


과학이 그 동안 방임한 성차(性差)는 여러가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가장 직접적인 문제는 바로 건강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무시하고 방임한 성차는 의학의 표준을 남성의 신체에 두게 되었고, 이는 여성의 신체에 심각한 위해를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남성과 여성은 그 신체가 같지 않기에 의학의 표준 역시 달라야 합니다. 


책에서도 나오는 내용이지만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당황스러운 장면들을 목격하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은 아이도 있다고 듣기는 했지만) 자동차, 총과 같은 장난감을 선호하는 남아와 인형과 소꿉놀이 세트를 좋아하는 여아. 문화적 편견이 반영되지 않도록 노력했음에도 이러한 현상을 목격할 때 마다 아마도 아빠와 엄마라는 성역할이 (무의식 중에) 이미 고정되어 있는 부모의 반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프란스 드 발은 책에서 이는 비단 인간 뿐 아니라 침팬지 관찰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본능적 성차가 존재한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서 저자는 질문합니다. 이런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성차별적인가? 

오히려 그것을 지워버리려 하는 것이 성차별적이라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결국 성차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화적 젠더와 함께 본능적인 성차도 고려하여야 한다고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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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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