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사상의 역사 - 마키아벨리에서 롤스까지
사카모토 다쓰야 지음, 최연희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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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현대인’으로 지금을 살아갑니다. 현대인이라 함은 여러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만 근대 이후의 사회 사상을 체화하여 동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체성으로도 해석할 수 있지요. 만약 타임 슬립이 가능해서 지금의 현대인이 불과 2~300여 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간다고 하면 지식의 차이나 말이 통하지 않는 것은 둘째 치고 사고방식 자체가 다를 것이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즉, 홉스, 루소, 베이컨, 아담 스미스, 베버, 맑스의 사상에 대해 따로 공부하지 않았더라도 사회 체제 속에서 살아가는 동안 현대인에게는 그들의 사상이 체화되어 녹아 들어 있다고 봐도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현대인으로 살아가는 우리가 생각하는 ‘틀’로서 사회 사상의 역사를 한번 되짚어 보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깊을 것 같습니다. “사회사상의 역사 (사카모토 다쓰야 著, 최연희 譯, 교유서가, 원제 : 社会思想の歴史)”는 바로 지금 우리가 체화하고 있는 사회사상의 흐름을 통사적으로 되짚어 보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사상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공화제론, 루터와 칼뱅의 종교개혁, 사회계약사상, 계몽사상,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 공리주의, 시민사회론, 맑스의 자본론, 문명사회론 등을 거쳐 현대의 리버럴리즘까지 매우 광범위하지만 각 시대의 주류 사상들의 문제의식을 짚어주고 있습니다. 


사실 저자도 이야기하듯이 정치사상이나 철학사상 같은 경우는 명확하게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는 것과는 다르게 사회사상이라는 것은 선명하게 다가오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책에서 사회라 함은 시기적으로 중세나 고대 등을 배제하고, 지역적으로는 유럽이나 미국에 한정지어 의미하고 있습니다. 이는 현대적 의미의 사회사상의 큰 흐름이 중세 이후 유럽에서 기인하여 지금까지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잔가지를 쳐내고 큰 줄기만을 살펴보는 의미일 것입니다. 

즉, 이 책에서 의미하는 사회를 다시 정의하자면 ‘법’의 지배를 원칙으로 하는 ‘합리적 국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러한 사회는 근대 이후의 유럽에서 처음 나타났다 저자는 보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놓쳐서는 안되는 대목 중 하나는 바로 시대와 사상이 함께 조응하는 맥락이라 봅니다. 저자는 선행 사상의 이념과 개념 체계를 활용하여 새로운 사상이 탄생하되 그 시대가 품고 있는 문제의식과 맥락을 품고 있어야 비로소 시대에 영향을 주는 사상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이 책을 읽는 내내 드러내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를 기계적 계승이 아닌 서로 다른 시대의 문맥 속에서 사상의 문맥을 계승한다 보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언급한 사회사상적 맥락에다 동아시아적 맥락이 더해진 토대를 가지고 살아갈 것임에도 동양적 사회사상은 배제하고 서양적 합리주의적 토대만을 설명하고 있어 아쉬웠지만 근대를 만들어간 시대의 사상가들은 어떻게 새로운 사상을 만들었는지, 그리고 그 사상은 내가 지금 발딛고 살아가는 이 시대를 어떻게 만들게 왔는지를 통찰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독서 경험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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