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와 우크라니아 사이에 벌어진 전쟁의 양상이 심상치 않게 변하고 있습니다. 전쟁이라는 것이 워낙 심상치 않은 인류사적 사건이지만 러시아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우크라이나의 선전과 더불어 궁지에 몰린 푸틴은 핵 공격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핵공격 위협을 할 뿐만 아니라 실제 핵전력을 이동시키고 있다는 뉴스도 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양 국간의 전쟁으로 끝나지 않고 세계 대전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는 불길한 전망마저 등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쟁에서 실제로 핵이 사용될 수 있음을 러시아가 보여준 이상 이후 다행히 핵이 사용되지 않고 전쟁이 끝난다 하더라도 향후 비핵화는 일정 수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으며 세계 각 국은 핵무장을 서두를 수도 있습니다.
“세계의 석학들, 우크라이나 사태를 말하다 : 촘스키 편 (김선명 編著, 뿌시킨하우스)”는 이러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지식인들의 관점을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책입니다.

제한적 전장이라는 특성 상 발생하는 러시아의 졸전과는 별개로 러시아 자체는 분명한 군사 강국입니다. 한때 미국과 더불어 2축 체제를 구축했기도 했고 막강한 핵전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미국은 확전을 줄곧 경계해 왔습니다. 우크라이나를 비행 금지 구역으로 설정해달라는 요구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여 왔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입니다.
노암 촘스키는 러시아의 핵카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합니다. 이번 사태를 쿠바미사일 위기나 냉전 시대의 핵 전쟁 위기에 버금가는 비상한 위기상황으로 노암 촘스키는 인식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냉전 시대 핵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이유는 오직 우연에 기댄 행운이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행운이 이번 사태에서 다시 발생할 것이라는 보장은 누구도 하지 못합니다. 더구나 러시아가 정상국가가 아님을 노암 촘스키는 지적합니다.
‘러시아인들은 효과적인 경고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미국의 시스템 같은 시스템이 없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푸틴은 미국의 공격을 매우 두려워한다는 점입니다. 거기에다 미국과 같은 촘촘한 레이더 시스템, 즉 조기 경보 시스템을 러시아는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겁이 질린 채 핵버튼을 누를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촘스키는 러시아를 벼랑으로 몰지 말라고 합니다. 침략자에 대한 관용일까요? 노암 촘스키가 살아온 삶의 궤적을 살펴보면 그럴 리가 없습니다. 그는 침략자에 대한 관용이 아니라 더 큰 희생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출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전쟁은 분명 푸틴 러시아의 침략에서 비롯했지만 그 배경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고르바초프 시절 군사동맹 없는 유럽을 원했고, 실제로 나토에도 가입하려던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거부한 것은 미국이었고, 나토의 동진 정책 역시 명백한 사실입니다. 푸틴을 겁에 질리게 만든 것은 미국이었다는 것이 노암 촘스키의 진단입니다.
최근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노암 촘스키의 주장에 대해 많은 비판이 있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책에 소개된 노암 촘스키가 주장하는 바에 대한 앞 뒤 맥락을 살펴보면 이미 백수(白壽)의 나이를 바라보는 노학자의 인사이트와 영명이 살아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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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