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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과 배신의 시대 - 격동의 20세기, 한·중·일의 빛과 그림자 ㅣ 역사의 시그니처 1
정태헌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9월
평점 :
대한민국. 불과 80년 전까지 한반도는 일본의 식민지였습니다. 그리고 불과 70여년 전, 중국은 북한을 도와 한반도에서 치열한 전쟁을 벌인 당사국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한 나라는 최대 무역 국가가 되기도 했고, 다른 나라는 여전히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중요한 파트너로서 기능하고 있기도 합니다.
격동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곤 합니다. 하지만 19세기 말부터 20세기까지 동아시아는 그야말로 격동(激動)의 소용돌이 한 복판에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혁명을 꿈꿨고, 누군가는 현상 유지를 원했으며, 누군가는 좌절했던 시대.
“혁명과 배신의 시대 (정태헌 著, 21세기북스)”를 읽었습니다. 격동의 20세기를 살아간 한중일 여섯 명의 인물을 통해 당시의 시대정신을 알아봄과 동시에 현재 시점에서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일종의 열전입니다.

‘우리나라를 독립국으로 하오리다. 우리 동포로 하여금 자유민이 되게 하오리다.’
독립운동에 헌신한 유공자이지만 강제 납북되었고, 김창룡에 의해 대남 간첩 사건의 배후로 지목 받기도 한 조소앙(1887~1958)의 말입니다.
조소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삼균주의 (三均主義)를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삼균주의라 함은 손문의 삼민주의와 함께 천부인권론에 영향을 받아 주창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균정, 균리, 균학을 의미합니다. 정치와 경제, 교육의 균등을 주장한 것으로 공화주의와 함께 사회주의적 이념을 도입해 평등에 보다 역점을 둔 사상으로 특히 유념해야 하는 것은 대한의 독립을 위해 협력적인 운동이 아닌 투쟁적 운동에 중점을 두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특히 조소앙의 삼균주의는 ‘열린 우파’를 지향했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특히 조소앙이 식민지 긴 세월 동안 구축한 이러한 삼균주의가 전쟁과 정치적 적대감 속에서 배제되었고, 한반도 남부에서 닫힌 우파로 점차 왜소화한 과정을 안타까워 하고 있습니다. 언제 끝나지 모를 일제 강점기 기간 동안에도 독립의 희망을 키워왔듯이 이제는 남북 간의 협력과 공존, 그리고 대한민국의 번영을 위해 조소앙의 열린 우파적 삼균주의를 살펴봐야 한다고 합니다.
이광수는 열패감에 사로잡혀 근대를 추종하게 되었지만 조소앙은 스스로의 힘을 믿고 새로운 사상을 통해 혁명을 꿈꿨습니다. 비록 조소앙의 사상은 끝끝내 실패했지만 지금, 우리가 재평가함과 동시에 다시 들여다 봐야 할 미래적 사상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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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