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너머로, 지맥(GEMAC)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20
전윤호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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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너머로, GEMAC (전윤호 著, 그래비티북스)”을 읽었습니다. 오랜만에 읽는 전윤호 작가의 작품입니다.


처음 전윤호 작가를 만난 것은 “페트로글리프 (전윤호 外 共著, 동아엠앤비)”이라는 엔솔로지에 수록된 ‘노인과 지맥’이라는 작품이었습니다. 이후 “모두 고양이를 봤다 (그래비티북스)”라는 작품까지 SF적 쾌감과 함께 훌륭한 이야기를 선사해주는 멋진 작가임을 다시 증명하기도 했죠.


이 책, “경계 너머로, GEMAC”은 처음 전윤호 작가를 만날 수 있게 한 바로 그 작품 ‘노인과 지맥’의 세계관을 장편으로 확장한 이야기로 전작에서 BCI (Brain–Computer Interface)와 유전공학으로 개량된 침팬지를 생체 로봇으로 활용해도 되는 것인지, 혹은 이러한 기술이 잘못 사용될 가능성은 없는지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제공했는데, 이번에는 그러한 문제의식을 본격적으로 펼쳐 냅니다. 


시대적 배경은 전작에서 훌쩍 뛰어넘어 버려 처음에는 좀 당황스럽습니다. 또한 지맥이라는 기술을 처음 도입하던 시기에 비해 막을 수 없는 바이러스에 의한 대감염시대가 되어버린 음울한 분위기로 전작과의 분위기 마저 달라 혹시 지맥이라는 아이디어만 가져온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서간문의 형식을 빌어 이내 같은 세계관이고, 그 사이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세련된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어 이내 납득하고 몰입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SF의 본령은 생각의 확장을 통한 즐거움이라 정의하고 있습니다. “경계 너머로, GEMAC”에는 많은 이야기와 생각할 거리를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SF의 본령에 충실한 작품입니다. 특히 작중 선보이는 많은 기술들은 핍진성이 강력하여 작품에 대한 몰입을 강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작품은 ‘하드’ 계열의 SF로 분류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작품이 SF(Science Fiction)으로서의 성격도 가지고 있지만 SF(Speculative Fiction)에 더 가깝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예를 들어 작중 유현구는 과학기술의 진보를 위해서는 많은 희생이 따라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동물권은 생각할 것도 없고 보편적 인권 같은 것도 존재하지 않죠. 아동 인권은 법이나 돈으로 묶어버립니다. 하지만 이는 실제 성과로 인해 크게 부각되지 않습니다. 저자는 작중 구석에 독자들이 생각했으면 하는 내용들을 이야기 속에 구석구석 숨겨놓습니다. 덕분에 이 작품일 읽다보면  과학기술과 이야기의 성찬에 읽는 내내 감탄을 감추지 못하지만 그 안에는 과학기술 윤리에 대한 진한 맛이 나중에 배어 나오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아무래도 현직 교수이고 전업 작가가 아니다 보니 과작(寡作)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이해와 함께 이렇게 재미 있는 이야기를 좀더 빠른 주기로 우리에게 선 보여주셨으면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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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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