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스카이
엘리자베스 콜버트 지음, 김보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서 냉전이 격화되고 있을 무렵, 동서 양 진영은 서로를 향해 기후무기를 사용합니다. 기후무기는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게 되고 지구는 하얀 하늘을 맞이하며 빙하기에 접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인류 문명은 멸망해버리고 1001칸 짜리 설국 열차 탑승객만 살아남게 됩니다. 

봉준호 감독이 영상화하기도 한 프랑스 그래픽 노블 “설국 열차 (자크 로브, 뱅자맹 르그랑 共著, 장마르크 로셰트 畵, 이세진 譯, 세미콜론, 원제 : Le Transperceneige)“의 설정입니다. 봉준호 감독이 영화에서 CW-7이라 명명한 설국 열차 세계관 내의 기후 무기는 인간의 의지와 목적대로 기능하지 않습니다. 


기후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과학자들은 지구 성층권에 탄산칼슘을 대량으로 살포하는 지구공학적 방법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성층권에서 미세 빛 반사 입자로 층을 이루어 태양빛을 일부 반사함으로써 온실 효과에 대응하자는 방법입니다. 그 스케일에도 놀랐지만 설국 열차에서 사용한 기후 무기와 너무 비슷한 상황이라 더욱 놀랐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한 결과만 확인했을 뿐 실제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한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화이트 스카이 (엘리자베스 콜버트 著, 김보영 譯, 쌤앤파커스, 원제 : Under a White Sky: The Nature of the Future)”의 제목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인류는 기후 위기를 위해 공동 대응하던가 집단 자살을 하던가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내몰리게 된 지금,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하늘의 빛깔을 파란 색에서 하얀 색으로 바꾸어야 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저자인 엘리자베스 콜버트는 “여섯 번째 대멸종 (이혜리 譯, 처음북스, 원제 : The Sixth Extinction: An Unnatural History)”이라는 생물 다양성 축소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한 책을 통해 퓰리처상을 수상한 적이 있는 저널리스트입니다. 


예전에 읽은 “여섯 번째 대멸종”도 그렇지만 이번에 읽은 “화이트 스카이”에서도 엄청난 탐사와 조사를 통한 진한 르포르타쥬를 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유사한 주제를 다룬 다른 책에 비해 현실감을 매우 강하게 느낄 수 있고, 이것은 저자의 주장에 대한 강력한 설득력을 부여합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저지른 엄청난 실수를 회복시키기 위한  대응과 노력을 밀도 높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자연과 생태계의 힘 앞에 무력하기만 한 인간의 판단력에 대한 경고 그리고 아이러니를 확인함과 더불어, 우리가 저지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한 절실한 노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화이트스카이, #엘리자베스콜버트, #김보영, #쌤앤파커스, #컬처블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