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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다는 착각
질리언 테트 지음, 문희경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8월
평점 :
“알고 있다는 착각 (질리언 테트 著, 문희경 譯, 어크로스, 원제 : Anthro-Vision: A New Way to See in Business and Life)”을 읽었습니다.

저자인 질리언 테트 (Gillian Tett)는 유명 경제지인 ‘파이낸셜 타임스’의 편집국장에 재직 중인 분이라 합니다. 그런데 경제학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이 분의 학문적 배경이 흥미롭습니다. 바로 인류학 박사입니다. 그것도 타지키스탄의 결혼 의식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VUCA (변동적이며 volatility, 불확실하고 uncertainty, 복잡하며 complexity, 모호하다는 ambiguity 의미의 군사 전략 및 환경 개념)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 도구를 불완전하게 만들기 때문에 21세기 시대를 바라보는 새로운 도구는 터널 시야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저자는 이러한 시대를 바라보는데 걸맞는 도구는 인류학을 연구하는 시선, 즉 인류학 시야로 바라보는 것이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원제인 ‘Anthro-Vision’입니다. 즉, 저자는 우리가 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만들어낸 여러 도구들이 더 이상 잘 통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의 학문적 배경을 통해 금융 위기, 트럼프의 부상, 코로나19 팬데믹, 지속가능성 투자, 디지털 경제 등에 관해 예견하고 이해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면 인류학 시야를 가지기 위한 사고방식은 어떤 것일까요? 바로 이방인을 인정하고 다양한 가치를 이해하는 사고방식, 아무리 낯설어 보이더라도 경청할 줄 알아야 하고 공감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낯섦과 낯익음이라는 개념을 수용하여 우리 자신의 맹점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지요.
경제학자들은 돈과 시장이라는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봅니다. 하지만 그들이 한낱 외부효과로 치부하던 문제, 즉 사람의 문제에 보다 집중하는 인류학적 시선을 수용한다면 경제학자들의 프레임으로 설명하지 못했던 많은 문제를 설명할 수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 합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 내부의 역동적이며 다양한 사고방식을 포용한다면 기업은 보다 활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며 외부 환경에 보다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 저자는 주장합니다. 이뿐 아니라 금융, 기술, 의학, 정치 등 많은 분야에서 가치의 다양성에 대한 포용과 경청이라는 인류학적 가치를 수용한다면 21세기 VUCA적 세상을 보다 또렷하게 바라볼 수 있고, 해상도 높은 해법을 제시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다만 저자는 인류학적 사고, 인류학 시야는 다른 도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보완재라 이야기합니다. 과도하게 좁은 렌즈가 아닌 인류학적 시선을 보완한 넓은 광각의 렌즈로 사회와 사람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지요.
우리는 모르기 때문에 세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알고 있다는 착각으로 인해 세상을 이해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저자의 핵심 주장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도구를 좀더 보완하여 우리가 알고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날 때에야 세상을 보다 잘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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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