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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죽음을 깨워 길을 물었다 - 인간성의 기원을 찾아가는 역사 수업
닐 올리버 지음, 이진옥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평점 :
“잠자는 죽음을 깨워 길을 물었다 (닐 올리버 著, 이진옥 譯, 윌북, 원제 : Wisdom of the Ancients: Life lessons from our distant past )”를 읽었습니다.

저자는 닐 올리버 (Neil Oliver)로 역사학자이자 커뮤니케이터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분으로 특히 유수의 다큐멘터리 호스트이자 작가로 유명합니다.
1960년대 초반 영국의 고고학자인 제임스 멜라트는 차탈 후유크를 발굴했습니다. 터키에서 발견한 차탈 후유크 유적지는 지금으로부터 9천년 전에 만들어진 마을의 흔적이었습니다. 인근에서 발견한 본주클루 후유크와 더불어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이 마을의 거주자들은 여전히 사냥과 채집을 행하기는 했지만 밀과 보리를 채집하고 가공하기도 하였으며 원시적인 농사를 짓기도 했다는 점입니다. 이 유적지는 무려 3천 명에서 8천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살았다고 추정되는데 1700여년 동안 이 마을은 번성했고 농사를 짓고, 목축을 하고 사냥을 하며 그렇게 살아갔습니다. 인류 최초의 농부를 발견한 것입니다. 이들이 시작한 농업은 이후 널리 퍼져나가 인류 전체의 삶을 바꾸어놓게 됩니다. 저자는 처음 이 마을에 정착하여 처음 농사를 지은 가족이 바로 지금 지구 상에서 번성하고 있는 모든 인류를 먹여 살리는 농업을 발명한 것이라 평가합니다.
덴마크 코펜하겐 북쪽의 베드베크에서 발견한 고대인의 공동묘지가 있습니다. 모두 17기의 무덤이 발굴되었는데 저자가 주목한 것은 젊은 여성과 갓난아기가 함께 묻힌 무덤입니다. 여성의 옆에 신생아의 인골이 놓여 있었다고 합니다. 여러가지 부장품이 함께 묻혀 있었는데 아마도 출산 도중 두 생명이 함께 스러졌음을 짐작케 합니다. 아기 역시 벌거숭이로 묻히지 않았습니다. 백조 날개 깃털 위에 포근히 둘러싸여 있었지요. 아이의 육신이 차가운 흙바닥에 놓이는 것을 바라지 않았을 그 마음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과학기술과 문명이 발달한 현대인도 미처 피하지 못하는 것은 죽음입니다. 마찬가지로 고대인의 삶에서도 죽음은 매우 중요한 이벤트였을 것입니다. 특히 가까운 사람의 죽음은 진한 애도와 사랑의 감정을 느꼈을 것입니다. 저자는 이 무덤에서 고대인들도 역시 가까운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었으며 그들의 죽음에 충분한 애도를 했음을 발견합니다.
이 책은 고고학에 대한 연구성과를 대중에게 알림과 동시에 수 천년에서 수 만년에 이르는 유적과 흔적 속에 숨어 있는 인간성에 대한 고찰과 더불어 그 기원에 대한 성찰의 기록입니다. 예를 들자면 한 전사의 무덤에서 발견한 철제 무기를 통해 철을 얻기 위한 끈기와 노력을 발견하고, 이를 가능하게 한 공동체의 중요성을 고찰해낸 것처럼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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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