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몰랐던 결투의 세계사 - 스파르타쿠스는 어쩌다 손흥민이 되었나 건들건들 컬렉션
하마모토 다카시 외 지음, 노경아 옮김 / 레드리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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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몰랐던 결투의 세계사 (하마모토 다카시, 스가노 미치나리 共著, 노경아 譯, 레드리버, 원제 : 決闘のヨーロッパ史 )”를 읽었습니다.




저자는 유럽문화론과 비교문화론을 공부한 하마모토 다카시 (浜本隆志) 교수와 결투문화사와 독일어권 사회문화사를 공부한 스가노 미치나리 (菅野瑞治也) 교수 등 두 분입니다. 공저자 중 하마모토 다카시의 저서 중 몇 권은 이미 우리나라에 번역 소개된 바 있습니다.


책의 내용 전체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지만 프롤로그에서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는 여전히 결투 문화가 남아있다는 점은 충격적이었습니다.  결투문화사를 공부한 스가노 미치나리 교수는 본인이 경험한 멘주어 (독일에 남아있는 진검 결투 방식)를 서두에 들려줍니다. 보호구, 의사 상주 등 학생 결투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1미터 앞에서 상대의 진검을 마주하는 경험은 쉬운 경험은 아닐 것 같습니다. 실제 스가노 미치나리 교수는 뺨과 귀를 칼에 베이고도 결투를 속행했는데 내심 의사가 결투를 중지시켜주기를 바랬다는 심정을 털어놓습니다. 결국 머리 한 가운데 칼이 꽂히고서야 결투가 중단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결투의 전통은 여전히 독일에 남아 있고, 결투로 인한 상처를 슈미스 (Schmiss)라 부르며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이야기는 다른 매체에서 접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결투에 대한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근대 이후 모든 명예 훼손이나 인격 모독 행위가 법의 테두리 안에 들어오게 되었을 뿐 아니라 귀족이라는 신분제 자체가 그 의미를 거의 잃어버리게 된 상황에서 결투라는 행위 자체는 불법이자 인습으로 생각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결투는 결투에 임하는 개인에게는 명예 회복의 수단이지만 대중들에게는 볼거리를 제공하는 측면이 있었는데 결투가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 측면을 바로 스포츠가 제공하게 되었다는 것이 공저자의 관점입니다. 예를 들어 진검 결투는 펜싱이라는 스포츠가, 권총 결투는 사격이라는  스포츠가 흡수하였을 뿐 아니라 테니스, 크리켓 같은 스포츠 역시 결투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이 단순히 유럽의 결투 문화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스포츠에까지 그 의미를 확장하여 ‘드라마’라는 관점에서 극장형 스포츠에 대한 고찰까지 나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중 매체를 통해 자주 접했지만 우리 문화권에서는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결투라는 문화와 스포츠의 상관 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된 독서가 되었습니다.


덧붙이는 말 : “라스트 듀얼 (에릭 재거 著, 김상훈 譯, 오렌지디, 원제 : The Last Duel : A True Story of Trial by Combat in Medieval France ) ”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결투 재판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을 정도로 고증이 충실한 역사 소설입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작품으로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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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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