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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턴의 그리스로마신화 ㅣ 현대지성 클래식 13
이디스 해밀턴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4월
평점 :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 신화 (이디스 해밀턴 著, 서미석 譯, 현대지성, 원제 : Mythology: Timeless Tales of Gods and Heroes)”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이디스 해밀턴 (Edith Hamilton)은 교육자이자 저술가로 유명한 분입니다. 이디스 해밀턴의 특이한 점은 교육자로 활동을 계속하셨고, 교육자로서의 삶을 은퇴한 이후 60대에 접어들어 그리스와 로마 문명과 관련한 다수의 저작을 남겼다는 점입니다. 이번에 읽은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 신화” 역시 초판이 1942년에 출간되었으니 저자가 70대에 집필한 놀라운 작품입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룬 책들 중 상당수가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책들의 가장 큰 단점은 신이나 영웅 등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지 않기 때문에 몰입이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 신화”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바로 인물을 중심으로 서사를 엮어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쉽게 접근이 가능합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은 다른 지역의 신들과는 다소 다릅니다. 물론 신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이기에 인간으로서는 범점이 불가한 존재이긴 하지만 그들 역시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욕심을 내고, 본능에 구애 받으며, 배고파하고, 질투하며, 다툽니다. 신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만 다를 뿐 신화 속에 묘사된 그들의 삶은 사실 인간과 다르지 않지요.
저자는 그리스 로마의 신들은 당시 그리스와 로마 사람들이 바라본 자연이나 감정 같은 미지의 대상을 의인화한 대상이라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신들에게는 공포가 배제된 신성을 부여함으로써 자연의 불가해성을, 초자연적인 존재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하고자 했다는 해석입니다. 또한 다른 신화에서는 신에 의한 천지 창조가 중요한 주제이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신들 역시 천지 창조 이후에 등장합니다. 즉, 우주가 신을 만든 것이지요.
즉 그리스 사람들에게 신은 바로 자신들의 투영체였습니다. 신이 자신의 모습을 본떠 인간을 만든 것이 아니라 인간들이 자신들의 염원과 두려움, 그리고 이야기를 담아 신들을 창조한 것이지요. 그리스 이전 인간과 다른 존재로서의 신, 창조자로서의 신을 통해 신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바로 인류가 우주의 중심이며 가장 중요한 존재라는 깨달음이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입니다.
현대지성 출판사에서 세계적인 고전을 원전으로 하는 번역서들을 잇달아 출간하고 있는데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책들이라 매우 감사하며 읽고 있습니다. 이번 현대지성에서 출간한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 신화”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바로 그리스 로마 신화와 관련한 명화들을 페이지마다 함께 수록하고 있어 묘사하고 있는 장면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 신화”의 원서 7부에서 북유럽 신화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는데 번역서에서는 이를 배제한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디스 해밀턴의 독특하면서도 흥미로운 해석을 통해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시 한번, 그리고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독서 경험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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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