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순양함 무적호 민음사 스타니스와프 렘 소설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정인.필리프 다네츠키 옮김 / 민음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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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F 붐을 타고 많은 출판사들에서 SF 작품들을 출간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모든 출판사에서 출간되는 SF를 대부분 읽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출간량을 보일 정도입니다. 

특히 최근 경향의 두드러진 점은 국내 작가진들이 매우 두터워졌다는 점입니다. 과거 국내 작가의 SF를 폄하하는 SF 팬덤의 움직임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그런 경향성도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양과 질 모든 측면에서 팬들이 만족스러워할 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불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가 SF의 불모지는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그동안 SF 장르의 변방에 자리잡았던 관계로 SF 고전의 미싱 링크가 상당히 많습니다. 어쩌다 가끔 출간된 작품들도 쉽게 절판되어 지금은 구할 수 없는 작품들도 많구요. 빅3라 불리우는 작가들의 작품들도 그런 운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굵직한 문학상을 수상한 최신작들이나 인기 시리즈 역시 출간이 늦어지거나 중단되는 경우도 매우 많습니다. 이런 점을 볼 때 SF 장르에 대한 출판사가 편식이 심한 성장기의 어린이 같다는 느낌을 여전히 지울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의미있는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 중역으로 출간되었던 작품들을 최근 원전을 살려 번역한 작품들이 잇달아 출간되기도 하는가 하면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았던 작품이지만 우리나라에는 소개되지 않았던 작품들이 출간되기도 합니다. 


“이욘 티히의 우주 일지” 서평에도 남겼듯이 스타니스와프 렘은 그다지 낯익은 이름은 아닙니다. 팬들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중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그렇습니다. 더구나 서구권 작가 위주로 소개되던 좁은 SF 팬덤을 생각해보면 더더욱 그렇지요. 하지만 동구권 작가 중 스트루가츠키 형제와 더불어 전 세계 SF 팬덤에서 이들의 영향력은 빅3에 못지 않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에도 스타니스와프 렘을 소개하려는 움직임이 과거에 꽤 있었지만 상업적인 실패만을 거듭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SF 붐을 타고 현대문학에서 그의 단편집 폴란드어 판본을 번역한 책, “스타니스와프 렘”을 출간하기도 했으며, 이번에 민음사에서 ‘스타니스와프 렘 소설 시리즈’라는 기획으로 폴란드어 판본 원전을 직접 번역하여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우주 순양함 무적호 (스타니스와프 렘 著, 최정인, 필리프 다네츠키 共譯, 민음사, 원제 : Niezwyciężony)” 는 그 시리즈 중 한 권입니다.



조지 오웰이 쓴 ‘1984’를 보고 1984년에 그런 국가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해서 ‘1984’의 주제의식이 훼손되는 것은 아니듯이 SF작가는 미래학자나 예언가가 아니기에 개인적으로 SF 소설에 나온 여러 기술들을 과정되게 이야기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나온 여러 기술적 묘사들은 정말 깜짝 놀라게 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특히 초판이 1964년임을 감안하면 당시 컴퓨터 기술은 맹아기에 불과했고, 인공 지능이나 나노봇 같은 경우는 더욱 말할 나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이 작품에는 주요 소재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작품은 많은 후대 SF 작가들이 천착한 주제인 ‘미지와의 조우’에 대한 선구적 작품 중 하나입니다. 거기다 많은 철학적이며 사변적 주제들을 눌러 담아 낸 훌륭한 작품이라 평가하고 싶습니다.


덧붙이는 말 : 스타니스와프 렘의 영향력은 비단 SF계에만 미친 것은 아닙니다. 게임이나 영화계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그의 작품을 감명깊게 읽은 천문학자들이 자신들이 발견한 여러 별들에 스타니스와프 렘의 이름이나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따서 명명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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