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 - 세계적인 법의인류학자가 들려주는 뼈에 새겨진 이야기
수 블랙 지음, 조진경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 (수 블랙 著, 조진경 譯, 세종서적, 원제 : Written in Bone: Hidden Stories in What We Leave Behind)”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수 블랙 (Sue Black)은 영국 출신으로 세계적인 법의학자이자 해부학자라고 합니다. 특히 저자는 남아시아 대지진으로 인해 인도양에서 발생한 쓰나미로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였을 때 사망자의 신원 확인을 위해 태국에 파견되기도 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법의학 발전에 끼친 공로를 인정받아 대영 제국 데임 (Dame) 작위를 수여받기도 했습니다. 그의 저서는 우리나라에는 “남아 있는 모든 것 (김소정 譯, 밤의책, 원제 : All That Remains: A Renowned Forensic Scientist on Death, Mortality, and Solving Crimes)”을 통해 번역 소개된 바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는 저자가 하는 일에 대한 책입니다. 즉, 법의학자로서 죽은 자의 신원, 즉 이름을 찾아주는 일 말입니다.

2001년 11월, 젊은 연인이 여행을 하다 외진 시골길 옆에 버려진 은색 가방을 발견합니다. 아주 무거운 은색 가방에는 갈색 액체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경찰에 신고했고 그 안에서 벌거벗겨진 젊은 여성 시신을 발견합니다. 

아시아계 여성인 것 같은데 도저히 알 방법이 없습니다. 수 블랙은 X레이 사진과 시신을 살펴본 후 동북아 계열임을 밝혀내었으며 지문을 통해 신원을 확인합니다.

바로 한국계 방문객인 진XX.

살해 동기를 포함한 사건의 진상은 이후 재판을 통해 밝혀집니다. 동일한 수법으로 살해된 또 한 명의 시신이 범인의 집에서 발견되었고 범인은 종신형을 선고 받습니다. 




책 서두에 흥미로운 이야기가 하나 나옵니다.


‘삶에 대한 기억은 뇌에만 쌓이는 것이 아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이야기인지 몰라 어리둥절했습니다.

저자는 법의학자로서 죽은 자의 이름을 찾아주는데 주로 활용하는 여러 실마리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인간의 뼈는 200개가 넘는데, 다른 조직들이 다 썩어 흙으로 돌아가더라도 오랜 기간 동안 형태를 유지하면서 남아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뼈는 이미 죽어버린 기관이지만 우리가 살아 있는 한 뼈 역시 살아있다는 사실을 흔히 잊곤 합니다. 뼈도 상처가 나면 스스로 치료하기도 하고 영양분을 공급받고, 불순물을 제거하는 그런 기관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뼈에도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에 겪은 일들이 하나 하나 쌓이곤 한답니다. 식단, 골절, 운동습관 등등.


저자는 이런 인간의 조직들을 활용하여 찾아낸 실마리를 하나 하나 엮어 죽은 자의 이름을 찾아냅니다. 바로 그게 수 블랙이 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법의학자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분이라 알고는 있었지만 글도 이렇게 흥미롭고도 재미있게 잘 쓰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먼저 출간된 “남아 있는 모든 것” 역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매일죽은자의이름을묻는다, #수블랙, #조진경, #세종서적, #컬처블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