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 삶이 불쾌한가 EBS 오늘 읽는 클래식
박은미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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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박은미 著, 한국철학사상연구회 企, EBS Books)”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한국철학사상연구회가 기획하고 EBS Books가 펴내는 ‘오늘 읽는 클래식’ 시리즈 중 하나로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Arthur Schopenhauer, 1789~1860)의 저서인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Die Welt als Wille und Vorstellung)”에 대한 해설서입니다.

 이 해설서를 쓰신 저자는 박은미 소장으로 철학박사로서 건국대, 세종대에서 교수를 역임하였고, 현재는 철학을 일반 대중에게 알리는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 분이라고 합니다. 


서양 철학의 흐름에서 기독교적 신앙에 기반을 둔 종교적 사고방식 혹은 회의 없는 맹신 등에 대립되는 개념으로 이성론 혹은 합리론이라 불리우는 합리주의 철학사조가 대두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데카르트 (René Descartes, 1596~1650), 스피노자 (Baruch Spinoza, 1632~1677), 라이프니츠 (Gottfried Wilhelm von Leibniz, 1646~1716) 같은 사람들이 이 사조의 대표적인 인물들입니다. 

이후 합리주의 혹은 이성주의에 반대하는 철학적 흐름이 나타나는데, 이것을 생철학 혹은 반합리주의 철학이라 부릅니다. 쇼펜하우어는 이러한 반합리주의 철학의 대표적인 철학자 중 한 사람으로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는 기존 이성 중심주의 세계관과 결별을 선언하는 신호탄과도 같은 철학서라 볼 수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특히 쇼펜하우어의 생철학은 이후 실존주의 철학에 영향을 크게 주었고, 현대 철학을 구성하는 많은 아이디어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 철학의 흐름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가 바로 세계 대전이라고 저자는 밝히고 있습니다. 철학자들이 신뢰해온 인간의 이성에 대한 믿음이 깨진 사건이며, 인간의 이성이 무력(武力) 앞에서 무력(無力)해진 것을 경험한 후 실존주의적 철학의 흐름이 나타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원류가 바로 쇼펜하우어의 생철학이라고 합니다. 

이 철학의 핵심 중 하나는 ‘인간의 이성을 신뢰할 수 없’고, 또한 인간은 이성이 아니라 의지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서양 철학자들은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이며, 그 이성을 통해 인간이 가진 많은 것들을 쌓아올렸다고 믿었지만 쇼펜하우어는 달랐습니다. 쇼펜하우어는 철학자들이 사람들이 살아가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경험하지 못했기에 그런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현실은 항상 이성의 설명력을 뛰어넘는다고도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쇼펜하우어는 그 이전 서양철학에서 열등한 것으로 보았던 신체, 즉 ‘몸’을 강조하고 이성을 두뇌의 작용일 뿐이라 생각했고, 인간의 행동은 이성적 결론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감정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보았으며, 자신이 원하는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그것을 합리화라는데 이성을 사용하는 존재라 보았습니다. 


그렇기에 쇼펜하우어에게 인간의 본질은 이성이 아니라 바로 의지인 것입니다. 





인간이 인지를 가지게 된 이후 세상 만사에 대한 호기심 역시 함께 가지게 되었을 것입니다. 철학은 이러한 인간의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한 학문입니다. 아주 거칠게 정의하자면 인간 스스로와 세상 만사에 대한 ‘왜’를 탐구하는 학문이 철학일 것입니다. 철학은 과학 이전 세상을 설명하는 도구였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왜’는 사실 인간의 언어로 규명하기 참 어려운 것들일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사고를 구성하고 ‘왜’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언어라는 도구를 사용해야만 합니다. 그렇기에 철학은 어렵습니다. 또한 철학의 역사가 쌓여온 시간 만큼이나 철학자들이 사용하는 언어 역시 쌓여왔기에 그 흐름을 따라오지 않고서는 그 전체 맥락을 파악하는 것 역시 어렵죠. 

선현(先賢)들이 인생과 우주, 자연, 사회에 대한 ‘왜’를 설명하기에 부단히도 노력하였고, 우리는 그 생각을 조금 빌리면 되지만 형이상학이라는 것이 참 빌리는 것조차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철학 원전은 도전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철학 사조의 흐름을 전문적으로 배우고, 그것을 일반 대중의 언어로 풀어내는 훈련을 받은 분들의 해설서는 이런 선현들의 철학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쇼펜하우어의 사상은 이후 문학, 예술, 과학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특히 현대철학의 단초를 제시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그동안 그의 사상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가 드물었는데 박은미 박사의 해설을 통해 보다 쉽게 쇼펜하우어의 사상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독서가 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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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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