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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대화를 시작합니다 - 편견과 차별에 저항하는 비폭력 투쟁기
외즐렘 제키지 지음, 김수진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2월
평점 :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대중들은 환호하였습니다. 전자민주주의 시대가 열릴 것이고 시공간적 제약 없이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우리가 원하는 장소에서 자유롭게 정치 과정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인터넷은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를 한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가면서 인터넷이라는 도구를 우리는 너무 긍정적으로만 여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점차 인터넷은 무의미한 의견들의 난립으로 오히려 합의를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인터넷은 소셜미디어, 가짜 뉴스, 봇(bot), 알고리즘에 의해 혐오와 차별을 생산하고 확산하는 공장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편견과 차별, 그리고 혐오는 인터넷이 대중화된 지금의 시대에 와서 디폴트 옵션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여기 혐오의 대상이 된 한 여성이 있습니다. 그녀는 터키 출신의 쿠르드계 무슬림입니다. 그녀가 사는 곳은 행복지수가 높다고 알려진 덴마크. 그리고 그녀가 선택한 길은 바로 정치인입니다. 또한 덴마크에서 국회의원으로도 일한 경력이 있는 그녀는 엄청난 혐오와 차별의 대상이 됩니다.
‘너 같은 파키스탄인이 우리 의회에서 뭐하는 거야!’
‘여긴 네가 있을 곳이 아니야!’
‘테러리스트년’
삭제하고 또 삭제하지만 엄청난 수의 메일은 계속 쌓이기만 합니다.
그러다 그녀가 선택한 것은 바로 그 혐오와 마주하는 것. 계기가 된 사건은 이런 혐오에 찬 메일을 이메일이 아닌 그녀의 집으로 배달된 카드로 받았던 일입니다. 이 사건은 그녀로 하여금 지금까지의 대응과 다른 대응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이제 그들을 이해해보려고 시도하기 시작합니다. 그런 과정을 책으로 엮었습니다. 바로 “혐오와 대화를 시작합니다 (외즐렘 제키지 著, 김수진 譯, 타인의사유, 원제 : Overcoming Hate through Dialogue)”입니다.

이 책에서는 차별과 혐오를 일삼는 사람들과 ‘커피타임’을 통해 만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녀는 차별주의자, 인종혐오주의자를 만나 설득하려고 하지만, 자신 역시 편견을 가지고 있는 존재였다는 점을 마주하고 깨닫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혐오하고 차별하며 편견을 확대 재생산하는 시대. 저자는 직접 그들을 대면하기 시작했고 이해하고 대화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좌절감, 박탈의식, 소외감. 그러한 부정적 감정을 이용하는 정치인이나 지도자들. 그리고 가짜 뉴스. 날로 커지는 불평등.
언론의 자유라는 미명 하에 혐오와 차별을 그대로 방치하곤 합니다.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그것들은 분명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적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혐오와 차별을 일삼는 이들도 역시 민주주의 사회의 구성원들입니다. 그들을 배제하는 것은 올바른 민주주의가 아니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저자가 그들은 민주주의 공동체로 이끌기 위한 분투는 분명 존경 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또한 그러한 한 정치인의 개인적 노력과 더불어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 역시 필요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독서를 마무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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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