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옥의 수리공
경민선 지음 / 마카롱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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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옥의 수리공 (경민선 著, 마카롱)”을 읽었습니다. 이 작품은 제 8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에서 장편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인간의 의식을 과학의 영역에서 다루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신경과학 분야에서 매우 뜨거운 분야이기도 합니다. 아직까지 많은 학자들의 의견이 갈리고는 있지만 신경과학자인 케네스 헤이워스 (Kenneth Hayworth)나 크리스토프 코흐(Christof Koch) 같은 학자들은 대체로 우리의 뇌는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며 뇌의 특정 부위가 의식을 담당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를 하기도 했습니다.



‘죽으면 다 태워서 납골당 이쁜 데다 모셔라. 내 머리통 깨고서 환각에 절여버릴 생각 하지 말고.’

‘바티칸 교황도 죽으면 머리통 깨고 거기 가요.’


인간은 기어코 금단의 선을 넘고야 말았습니다. 자아 뉴런을 영구 보존하는 기술과 함께 이 자아 뉴런에 감각과 기억 데이터를 공급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입니다. 대뇌조차 필요 없습니다. 세포 일부만 필요할 뿐이죠. 

그리고 드디어 사후세계가 상용화(商用化)되었습니다. 인간은 드디어 죽음을 극복한 것일까요? 이제 사람들은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죽음을 극복하기 위한 비용은 버겁기만 합니다. 죽음 이후에도 삶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합니다. 죽음 이후의 삶에도 돈이 들어가거든요. 죽음을 극복하기 위해 팍팍한 삶을 살아야 하는 이 아이러니를 일부 비판적 지식인들은 비웃지만 죽음 이후에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매력적입니다. 누구나 피할 수 없는 것이 죽음과 세금 뿐이라고 했던가요? 아니 이제는 보험료만이 피할 수 없는 것이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지석은 과잉 노동에 시달리면서 번 월급에서 보험료를 빼고 나면 생활비는 정말 모래 알갱이 수준만 남습니다. 그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대체현실 세계에서 합법적이지 않은 일들에 손을 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던 그는 이제 뉴랜드 서버에 침투하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 책, “연옥의 수리공” 은 바로 마인드 업로딩 기술이 현실화된 시점의 이야기입니다. 대체현실 기술을 활용하여 죽은 사람의 의식을 연결하여 만든 세상, 뉴랜드. 이곳은 살아있을 때의 기억을 가지고 죽은 이들이 살아가는 공간입니다. 아니 현실의 사람들 역시 대부분의 시간을 대체 현실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죽은 이후에도 대체 현실에서 존재할 수 있습니다. 대체현실은 현실을 보완하는 수단이 아니라 현실 그 자체가 되어버린 것이지요.


마인드 업로딩을 다룬 SF소설을 몇 작품 읽어본 기억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마인드 업로딩에다미스터리, 스릴러를 곁들인 작품인데 매우 흥미로운 설정을 풀어내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아요. 그동안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에 입상한 작품을 몇 작품 읽었는데 매우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 이 작품도 기대했고, 그 기대를 충분히 부응한 작품입니다.  경민선 작가의 이름이 낯설어 검색을 했는데 이번 작품이 아마도 장편 데뷔작인 것 같습니다. 다음 작품을 기대해도 좋은 작가가 될 것 같습니다. 




#연옥의수리공, #경민선, #마카롱, #책좋사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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