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가지 사건으로 보는 투기의 세계사 - 17세기 튤립 파동부터 21세기 비트코인 열풍까지 호황과 불황을 넘나들며 부를 쌓은 사람들의 역사
토르스텐 데닌 지음, 이미정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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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가지 사건으로 보는 투기의 세계사 (토르스텐 데닌 著, 이미정 譯, 웅진지식하우스, 원제 : From Tulips to Bitcoins: A History of Fortunes Made and Lost in Commodity Markets)”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17세기 튤립 파동부터 21세기 비트코인까지 상품 시장에서 벌어진 역사적 투기 사건을 연대기 순으로 설명하는 경제사 책입니다. 저자인 토르스텐 데닌 (Torsten Dennin)은 애셋 매니지먼트 스위스 AG의 최고운영책임자이자 경제학 교수로 실물과 학문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분이며 여러 저서를 집필하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이 분의 저서가 번역 소개된 것은 이번에 읽은 “42가지 사건으로 보는 투기의 세계사”가 처음인 듯 합니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투기에 활용된 상품들은 튤립, 쌀, 금, 밀, 원유, 다이아몬드, 구리, 코코아, 희토류 등 매우 다양합니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비트코인입니다.


먼저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암호화폐가 무엇인지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원래 암호화폐는 ‘명목화폐의 탈중앙화 대안화폐’로 고안되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채굴 (mining)이라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는 ‘트랜잭션(transaction)을 검증’하고 ‘공공 원장에 추가’(p.314) 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추상화한 경제적 가치 측면에서는 전통적 화폐와 마찬가지인 것처럼 보이지만 안정적 교환 수단이라는 측면에서는 ‘화폐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pp.314~315)고 있다고 책에서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채굴을 비롯한 각 트랜잭션에 필요한 에너지가 과도하다는 큰 단점도 있습니다. 이러한 단점은 최근 대두되고 있는 기후위기나 탄소중립 움직임에 반하는 기술이라는 지적 역시 있습니다.


또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를 거래하고 보유하는 기술을 일반 대중이 이해하기는 너무나 어려워서 이를 전문적으로 중개하는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중개 서비스는 익명성이라는 암호화폐가 가진 장점을 무색하게 만들었으며 해킹의 대상이 되어버렸습니다. (p.315)


특히 비트코인은 2017년 가격 폭등에 이어 2020년 다시 가격 폭등하기 시작했고 2021년 11월까지 그 상승세는 이어졌습니다. 당시 많은 기관에서는 이에 대한 회의론이 증가하고 있었지만 기대감 역시 만만치 않게 컸습니다. 버블이란 자신이 이해관계자가 되는 순간 절대 ‘포착할 수 없고’, 특히 그 ‘버블이 터지는 순간’(p.319)을 알아차릴 수도 없다고 저자는 인용을 통해 지적합니다.


버블은 과거의 일일 때만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실제 비트코인이 2017년 가격 급등 사태는 ‘역사상 최대 금융 버블’ (p.323) 중 하나라고 합니다. 이때의 가격 하락폭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17세기 튤립 파동과는 비교가 되지 않으며 심지어 2008년 금융 위기 전의 반등까지 포함해 지금까지 발생한 모든 금융 버블을 능가하는 버블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불록체인이라는 기술 자체가 가진 ‘잠재력은 그 가치가 매우 크며 시간이 갈수록 영향력이 커질 기술’(p.322)이라 저자는 지적합니다. 하지만 ‘너무 이른 시기에 등장한 기술’(p.322)인데다 ‘비이성적 과열’(p.323)에 의해 초창기에 과도하게 달궈져 버렸다고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주류 경제학은‘합리적 경제인이 주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최선의 판단’을 한다는 가정을 전제로 이론을 전개합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경제 주체들은 비합리적인 판단이나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투기나 그로 인한 버블 역시 그러한 비합리적인 판단이나 의사결정에 의해 발생합니다. 또한 역사적으로 보면 그러한 사례도 매우 많습니다. 그러므로 경제학 혹은 경제사를 이해하는데 있어 실제 경제 주체가 비합리적인 행동, 판단, 의사결정을 하는 사례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경제 현상 전반을 바라보는데 매우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경제사 책을 읽다 보면 투기, 버블에 대한 사례가 나오는 경우가 드문 드문 있지만, 막상 이러한 비합리적인 행동, 투기, 버블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더라도 자료를 여기저기서 찾아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 “42가지 사건으로 보는 투기의 세계사”에서는 각 상품별 투기와 그로 인한 버블에 대한 사례를 연대기 순으로 보여줌으로써 경제 주체의 비합리적인 경제 활동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가진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독서 경험을 가질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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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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