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에 빠진 뇌 과학자
주디스 그리셀 지음, 이한나 옮김 / 심심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독에 빠진 뇌과학자 (주디스 그리셀 著, 이한나 譯, 심심, 원제 :  Never Enough: The Neuroscience and Experience of Addiction)”를 읽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주디스 그리셀 (Judith Grisel)은 미국 벅넬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분으로 행동신경학 분야에서 학문적 업적을 많이 쌓은 분이라고 합니다. 특히 저자는 중독이라는 현상의 신경과학적 기제, 중독 고위험군과 그렇지 않은 뇌 사이의 차이를 규명하는 연구로 유명하다고도 하네요. 

저자는 독특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중독자의 삶을 살았다는 것입니다. 13살에 처음 술에 손을 댄 이래 노숙자이며 약물 중독자로 살아왔던 것이죠. 다행히 저자는 약물에서 벗어나 중독자의 삶을 청산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저자가 강조하듯 개인적 성찰이나 의지력을 가능했던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환경적 요인의 도움이 있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약물 중독을 치료하기로 마음먹고 1년 간 치료에 전념하였고 다시 대학에 들어가서 박사 학위를 받는 데 총 14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회상합니다. 그 후 저자는 20 여 년간 중독이라는 현상을 신경과학 관점에서 연구하였으며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책입니다. 


중독 (addiction)을 사전적으로 정의하면 생체가 음식물이나 약물의 독성에 의하여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일 혹은 술이나 마약 따위를 지나치게 복용한 결과,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병적 상태를 의미합니다. 책에서 의미하는 중독은 바로 후자의 의미인데 이 중독 현상의 최종 책임자는 바로 ‘뇌’입니다. 저자가 이 중독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신경과학자가 된 이유 역시 이점을 깨달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중독성 약물은 공통적으로 중변연계 도파민 체계를 자극하여 도파민을 분비하게 하여 쾌락을 유도하고, 뇌로 하여금 그 쾌락을 기대하게 함으로써 중독을 유발한다고 합니다.  

중독성 약물이 무섭고도 흥미로운 점은 내성과 의존의 상태에 이르게 된다는 점인데, 이러한 약물을 규칙적으로 사용할 경우 뇌가 그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적응’해버린다는 점에 있습니다. 즉 처음에는 쾌락을 위해 약물을 사용했지만 중독자가 되어버리면 뇌가 약물의 효과와 정반대의 상태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반응하게 되어 약물을 사용하지 않으면 극심한 고통을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이것을 금단현상이라고 하는데 중독자는 쾌락이 아닌 금단현상을 피하기 위해 약물을 사용하는 단계에 접어들게 되는 것이죠. 




책을 읽고 난 후 원제인 ‘Not Enough’가 무슨 뜻인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책에서는 중독성 약물이 어떻게 인체에 쾌락이라는 현상을 불러오는지, 그리고 인간의 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기제 뿐 아니라 약물은 어떻게 금단과 갈망을 불러일으켜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게 하는지에 이르기까지에 대해 전반적인 중독 현상의 신경과학적 원리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오늘날 중독은 사회적으로 대재앙에 가까운 현상입니다. 이러한 중독은 신경과학적으로 볼 때 개인의 의지력만으로는 끊어낼 수 없는 강력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한  사람의 통찰 혹은 의지력으로 이겨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약물 중독을 치료하는 데에는 반드시 사회의 치료 지원 (물적, 감정적)이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된 주장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중독 현상의 신경 과학적 의미와 기제, 그리고 그 치료 방법까지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좋은 독서 경험이 되었습니다.





#중독에빠진뇌과학자, #주디스그리셀, #이한나, #몽실서평단, #몽실북클럽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