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된 정체성 - 계급, 인종, 대중운동, 정체성 정치 비판
아사드 하이더 지음, 권순욱 옮김 / 두번째테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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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된 정체성 (아사드 하이더 著, 권순욱 譯, 두번째테제, 원제 : Mistaken Identity)”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최근 미국 정치에서 중요한 현상으로 부각되고 있는 ‘정체성 정치’에 대한 분석서입니다. 정체성 정치는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낯선 개념인데 일반적으로는 정당정치나 보편 정치에 속하지 않고 인종, 젠더, 종교 등 집단이 공유하는 정체성을 기반으로 배타적인 동맹을 추구하는 정치 운동을 의미합니다. 특히 이 운동은 흑인 민권 운동을 통해 인지도를 넓혀왔으며 이후 여성 운동, 성소수자 민권 운동 등 그 영역을 확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체성 정치는 흑인 민권 운동이나 여성 운동에서 출발하였기 때문에 진보적이거나 사회 개혁적이라 생각되겠지만 정체성 정치의 정의에서 보듯 이는 좌와 우,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다양한 집단과 결합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21세기 들어 이 운동은 극단화, 보수화, 과거 회귀 등의 성격을 나타내는 일부 움직임이 있는데 백인 우월주의나 백인 분리주의 같은 백인 정체성 정치(White nationalism) 같은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저자는 “오인된 정체성”을 통해 정체성 정치가 태동하게 된 역사적 맥락과 사회적 구조, 그리고 정체성 정치가 가진 한계를 다루면서 정체성 정치가 가지는 배타성에 주목하고 성공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치란 사회 구성원들을 포용하는 보편성을 염두에 두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체성 정치는 누가 약자인가를 겨루는 정치로 전락해버렸다고 비판합니다. 


앞서 ‘정체성 정치’가 미국에서 주목받는 현상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역시 비슷한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재하는 지에 대한 논쟁은 차치하더라도) 세대 갈등, 성별 갈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보입니다. 


정체성 정치라는 것이 정치와 사회의 지속적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어떻게 정체성 정치를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서 필요한 독서 경험이 되었습니다. 





 #오인된정체성, #아사드하이더, #권순욱, #두번째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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