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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질서가 만든 질서 - 인류와 우주의 진화 코드
스튜어트 A. 카우프만 지음, 김희봉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2월
평점 :
과학 혁명이 이루어지던 시기, 세상의 모든 만사를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복잡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 근원을 파고들어가다 보면 단순한 원리로 설명이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지요. 또한 과거의 원인이 미래의 결과로 나타나며 과거와 현재의 관찰을 통해 미래를 알아낼 수 있다고 하는 결정론적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설명하려는 시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과학에 대해 조금 더 알아갈수록 환원주의적 사고방식이나 결정론적 사고방식은 어쩌면 틀린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도 들었지요. 특히 양자역학의 발전은 이러한 결정론적 사고방식을 무너뜨린 ‘결정적’ 한 방이 되었습니다.
환원주의적 사고 방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일정한 양이 쌓이게 되면 질적 비약이 이루어진다는 양질전환 (量質轉換, quality conversion) 개념이나 하위 수준의 특징의 합이 상위 수준의 특징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환원불가적인 특징을 나타내는 창발성 (創發性, emergent property)에 의해 제한받고 있습니다. 즉 물리학으로 우주의 모든 현상을 설명하려고 했던 과거와는 다르게, 우주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거시적인 관점에서 다른 학문 역시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스튜어트 A. 카우프만 (Stuart A. Kauffman, 1939~)은 생명을 원자로 설명해서는 안되다는 주장을 생명의 자기 조직화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며 생명의 기원에 대한 독특한 견해를 주장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 복잡계 이론생물학자입니다. 그는 이러한 자신의 독특한 견해와 세계관을 “혼돈의 가장자리 (국형태 譯, 사이언스북스, 원제 : At Home in the Universe: The Search for the Laws of Self-Organization and Complexity )”, “다시 만들어진 신 (김명남 譯, 사이언스북스, 원제 : Reinventing the Sacred: A New View of Science, Reason, and Religion)”을 통해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저자의 새로운 책이 출간되어 얼른 읽어보았습니다. 바로 “무질서가 만든 질서 (김희봉 譯, RHK, 원제 : A World Beyond Physics: The Emergence and Evolution of Life )”입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생명 현상은 물리학만으로는 설명하지 못한다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화합물 분자 혹은 원시 세포는 수억년이라는 시간 동안 ‘복잡성’ 그리고 ‘자기 조직화’ 등의 개념을 통해 끊임 없이 진화하려 하는데 이는 물리 법칙으로는 설명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는 것입니다. 즉, 생명은 스스로 생을 창발 (emergence)한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 주장입니다.

저자의 주장은 일견 신성(엄밀히 이야기하자면 인격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생명은 스스로 생을 창조하고 진화하여 존재를 스스로 증명한다는 창발적 주장을 통해 현대 과학으로 아직까지 설명하지 못하는 생명의 기원이라던가 생명의 독특한 현상, 진화에 대한 저자의 과학적인 이론을 설명하는 것으로 물리학을 넘어선 (Beyond Physics) 과학의 영역에 대한 설명이라 이해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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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