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속도
엘리자베스 문 지음, 정소연 옮김 / 푸른숲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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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속도 (엘리자베스 문 著, 정소연 譯, 푸른숲, 원제 : The Speed of Dark)”를 읽었습니다. 아니 처음 읽은 게 10 여년 전이니 다시 읽었다고 하는 게 맞겠습니다.



한 때 공상과학소설이라는 이름을 가지기도 해서 아이들의 장르라 오해를 받았던 SF 장르의 매력은 엄청납니다. 그리고 세간의 평가나 선입견과는 다르게 진입장벽이 높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는 못하지요.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해리포터 시리즈’와 같은 판타지 장르나 ‘셜록 홈즈’로 대표되는 미스터리 장르에 비해서도 시장 규모는 협소합니다. 대한민국이라는 한글 문화권 내에서 SF 팬으로 처참한 시절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SF에는 많은 하위 장르를 포괄하고 있습니다. 엄밀한 과학 지식과 논리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하드 SF, 역사적 분기점에서 다른 흐름이 있었다면 우리가 알던 역사가 아닌 다른 역사가 펼쳐지지 않았을까 하는 대체역사, 우주에서의 활극을 그린 스페이스 오페라, 그리고 시간여행이나 시간 반복물, 아포칼립스 등이 바로 그것이지요. 그렇기에 SF 자체에 대한 정의가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SF 팬덤 내부에서도 SF를 정의하려는 시도도 많았습니다. 

처음 SF를 접한 이래 40년 가까이 SF 팬으로 지내오면서, 그리고 많은 SF 작품들을 접해오면서 SF 장르가 어떤 것인 것 나름의 정의를 해보려고 했습니다만 무의미한 시도라는 것을 최근에야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굳이 SF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그릇’이라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어떤 이야기도 담을 수 있는 그릇 말입니다. 약도 담을 수 있고 맛있는 음식도 담을 수 있으며 자체로 예술품이 되기도 하는 바로 그 그릇 말입니다.




사실 엄밀한 의미에서의 정의는 아니지만 이러한 생각을 처음 하게 만든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엘리자베스 문 (Elizabeth Moon, 1945)의 “어둠의 속도”입니다. ‘비정상’의 시선으로 ‘정상’이 무엇인지를 바라보면서 정상과 비정상, 자아와 정체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이 작품은 SF라는 그릇을 제대로 활용한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SF는 무엇이든 담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하였지요.  


SF에 입문하려는 친구나 지인들에게 가장 먼저 소개하는 작품들 중 하나도 바로 이 작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절판되어 쉽게 소개할 수 없는 작품이 되어 버려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이제 당당히 다시 추천하고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푸른숲 출판사에서 이 작품, “어둠의 속도”를 복간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엘리자베스 문의 유이한 非 시리즈 (stand alone) 작품 중 또 하나인 “잔류인구”도 함께 말이지요.

두 작품 모두 출판되자 마자 읽어봤습니다. 역시 엘리자베스 문 특유의 내면을 깊게 파고들면서 도 우아하고 세련됨을 잃지 않는 문장. 그리고 따뜻함을 잃지 않는 시선 등. 제가 기억하고 있는 엘리자베스 문의 작품이 맞았습니다. 


SF가 어려울 것 같다고, 혹은 아이들을 위한 장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어둠의 속도”를 시작으로 SF를 접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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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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