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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듀얼 - 최후의 결투
에릭 재거 지음, 김상훈 옮김 / 오렌지디 / 2021년 10월
평점 :
"라스트 듀얼 (에릭 재거 著, 김상훈 譯, 오렌지디, 원제 : The Last Duel : A True Story of Trial by Combat in Medieval France) ”을 읽었습니다.

저자인 에릭 재거 (Eric Jager, 1957~)는 미국 출신의 문학 비평가이자 UCLA 영문학 교수입니다. 특히 그는 중세 문학의 전문가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의 학문적 역량과 문학적 재능을 결합하여 “라스트 듀얼’을 통해 14세기 프랑스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마지막 결투 재판 (trial by combat)를 역사 소설로 재탄생시켰습니다.
1386년, 추운 겨울 어느 날, 수 천명이나 되는 군중들이 파리의 한 수도원 공터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그들은 바로 목숨을 건 두 기사의 결투를 구경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입니다. 일반 평민들만 이 결투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프랑스 국왕 샤를 6세도 호화로운 관람대에 신하들과 함께 앉아 있습니다. 프랑스 국왕은 단순히 즐기기 위해 이 결투를 참관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결투가 바로 재판의 성격을 가지고 있고 왕은 그 결투재판을 주재할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결투의 당사자는 장 드 카르주(Jean de Carrouges, 1330?~1396)와 자크 르 그리 (Jacques Le Gris, 1330?~1386)입니다. 장 드 카르주는 자신의 아내 마르그리트를 강간한 자크 르 그리를 규탄하며 결투 재판을 신청합니다. 하지만 사실 결투 재판이 그리 흔하게 허용되었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전망은 밝지 않았습니다. 1354년 이래로 파리 고등법원이 강간 혐의의 해결을 위해 결투를 인정한 적은 한 번도 없었으며 수없이 결투 재판을 기각했습니다. 하지만 마침내 프랑스 국왕과 고등법원은 두 사람 간의 결투 재판을 허용하게 됩니다.

만약 장 드 카르주가 이기면 자크 르 그리는 죽게 될 것이고 자크 르 그리가 이기면 장 드 카르주가 죽는 것은 물론 마르그리트는 고대의 관습에 따라 산 채로 화형에 처해질 것입니다.
이 소설은 전설적인 결투이자 당시 최고의 엔터테인먼트였던 ‘카루주-르그리 결투’ (1386년)’와 관련한 연대기, 소송 기록 등 각종 사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등장인물의 발언과 주장, 장소, 일시와 심지어 날씨까지 실존하는 사료에서 인용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반 소설과는 다르게 작중 지도나 삽화, 사진 등의 자료를 통해 당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세밀한 당시의 묘사들은 마치 14세기 중세 프랑스를 그대로 책에 가져다 놓은 것처럼 생생합니다. 결투나 등장인물의 갈등 구조도 흥미롭지만 중세 문화를 느끼거나 알고 싶어하는 독자들도 읽으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추천드립니다.
덧붙이는 말 : 이 책은 최근 개봉한 영화 “라스트 듀얼 : 최후의 결투 (리들리 스콧 監)”의 원작 소설입니다. 이 영화는 거장이라 불리우는 감독의 작품일 뿐만 아니라 멧 데이먼, 밴 애플릭, 조디 코머 등의 명배우들이 참여하여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특히 원작에 깊이 감명 받은 멧 데이먼과 밴 애플릭은 각본 작업에도 참여했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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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