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흑역사 - 세계 최고 지성인도 피해 갈 수 없는 삽질의 기록들 현대지성 테마 세계사
양젠예 지음, 강초아 옮김, 이정모 감수 / 현대지성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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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흑역사 (양젠예 著, 강초아 譯, 이정모 監, 현대지성, 원제 : 科學大師的失誤)”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양젠예 (楊建鄴)는 중국의 원로 과학자로 과학사 전반을 살펴보기 위해 과학자들의 실패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왔다고 합니다. 이러한 연구의 결과물이 바로 이 책, “과학자의 흑역사’입니다. 중국 교육부 공인 독서 교육 추천도서로도 선정된 바 있는 “과학자의 흑역사”는 2020년 개정판으로 재출간되었는데 이번에 읽은 책은 이 판본을 바탕으로 번역한 책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왜 과학책을 읽는 지 곰곰히 생각해 봤습니다. 누군가와 이야기할 거리를 만들기 위해서일까요, 아니면 과학적 지식을 늘리기 위해서일까요? 물론 그런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학적 사고방식이나 리터러시를 늘리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지적 허영이나 오만함에 파묻힐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과학은 언제나 거인의 어깨 위에서 조금 더 먼 곳을 바라보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기에 언제나 더듬거리며 조금씩 앎의 범위를 넓혀 왔던 것이지요. 과학을 대하는 데 있어 겸손을 잃어버리면 누구나 오만과 광신에 빠질 수 있다는 사례들을 이 책을 통해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흔히들 과학은 진리의 학문이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과학은 회의(懷疑)의 학문이자 가설의 학문입니다. 끊임 없이 회의(懷疑)하고 가설을 검증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학문인 것이지요. 그렇기에 과학은 믿는다(believe)라는 말보다는 신뢰한다(trust)는 말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합니다. 과학은 신앙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믿음의 함정에는 누구나 빠질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숱하게 다루고 있는 많은 위대한 과학자들 역시 그 함정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책에서 언급한 찬드라세카르 (Subrahmanyan Chandrasekhar, 1910~1995)의 사례는 매우 의미심장합니다. 찬드라세카르는 찬드라세카르 한계라는 발견을 한 위대한 과학자 중 한 명입니다. 그는 자신의 발견에 대한 비난을 견디다 못해 자신의 주 연구분야를 떠나게 된 아픈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과학에 대한 태도를 배웁니다. 바로 ‘겸손’이지요. 위대한 발견은 오만한 정신에서 비롯하지만 새로운 공헌을 위해서는 자연을 대하는 겸허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는 위대한 과학자 아인슈타인이 40대 이후 그 이전의 아인슈타인보다 위대하지 않고 과학에 공헌한 바가 적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자연에 대한 오만함을 원인으로 들었습니다. 위대한 과학자는 자연을 바라보는 자신의 과학적 관점 덕분에 위대해졌고 이로 인해 그 관점만이 옳고 정확하다는 생각에 빠지면서 오만해진다고 찬드라세카르는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자연은, 그리고 진리는 언제나 그런 위대한 과학자를 뛰어넘는다고도 찬드라세카르는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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