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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트 러너
존 르 카레 지음, 조영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8월
평점 :
“에이전트 러너 (존 르 카레 著, 조영학 譯, RHK, 원제 : Agent running in the field)”를 읽었습니다.

번역서의 제목이기도 한 에이전트 러너 (agent runner)는 비밀에 접근 가능한 사람들을 포섭해 관계를 유지하고 비밀 확보를 위해 지시와 지원을 하는 고급 요원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이 작품은 47세의 첩보 요원, 내트가 자신의 에이전트 러너 활동이 끝나간다고 생각하지만, 이내 새로운 임무를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소설입니다. “에이전트 러너”는 올해 우리나라에 번역 소개되었지만 원작은 2019년 10월에 발간되었으며 얼마 전에 타계한 존 르 카레 (John le Carré, 1931~2020)가 생전에 발표한 마지막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또한 이 작품은 생전에 브렉시트를 맹렬하게 비판했던 작가가 이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첩보 소설의 형태로 표현해낸 작품이라고 합니다.
존 르 카레, 작가 스스로가 매우 독특한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업 작가로 활동 하기 전에는 SIS (Secret Intelligence Service)와 MI6에서 실제 근무한 첩보원이었습니다. 전설적 이중 스파이인 킴 필비에 의해 그의 신분이 탄로나기 전까지는요. 그의 작품은 그가 첩보원으로서 활동하던 경험이 진하게 녹아 있어 매우 현실적인 묘사가 특징적입니다. 또한 선악이 분명치 않은 작품 스타일도 매우 인상깊구요. 그는 이러한 작품 스타일을 통해 이언 플레밍(Ian Lancaster Fleming, 1908~1964)과 함께 첩보 소설의 대가로 손 꼽히는 작가가 되었습니다. 더구나 그는 첩보 소설의 가치를 단순한 오락물이 아닌 현실 정치 및 외교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킨 것으로도 유명하죠. 그는 괴테 메달 수상, 타임즈가 선정한 위대한 작가 50인에 선정되기도 하면서 문학성을 인정받은 바 있고 문학을 통해 개인의 자유와 인류의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여 인본주의적 여론을 형성하고 인권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올로프 팔메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첩보 소설의 대가이자 위대한 작가가 남긴 마지막 소설, “에이전트 러너”를 읽으면서 냉전을 비롯한 현대사를 관통하는 이야기들을 통해 지금을 통찰할 수 있는 기회가 더이상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제 그가 이 세상에 없음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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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