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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의 아파트 생물학 - 소나무부터 코로나바이러스까지 비인간 생물들과의 기묘한 동거
곽재식 지음 / 북트리거 / 2021년 9월
평점 :
‘곽재식’. 참 독특한 작가입니다.
연구원이라는 직업을 영위하면서 SF작가로 활동하는 점도 그렇고, 최소 학기로 카이스트를 졸업한 재원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글감은 우리의 일상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을 향한다는 점도 그렇습니다. 또한 구수한 입담과 외모와는 다르게 치밀한 조사를 통해 숨겨진 이야기까지 찾아내는 놀라운 집중력과 추리력 등도 눈여겨 볼 만합니다. 그 뿐인가요, SF작가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곽재식 속도’라는 단위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의 관심사는 너무 넓어서 영화, 설화, 괴물, 과학, 문학 등 그 범위를 따라가기도 힘들죠. 그래서 그런지 이제 그의 이름을 달고 출간되는 책의 양은 왠만한 중소 출판사의 그것보다 많아 보입니다. 그리고 이제 그는 대중의 관심까지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곽재식 작가는 바로 그 자산이 과학자이기도 하다는 사실을요. 오랜만에 그가 우리에게 대중과학책을 내놓았습니다.
“아파트 생물학 (곽재식 著, 북트리거)”입니다. 이 책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소나무, 철쭉, 모기, 개미, 진드기, 곰팡이와 같이 너무 흔하기에 관심도 호기심도 없는 그런 존재들에게 곽재식 작가는 따스한 시선으로 그들을 알고자 합니다. 바로 그 결과물이 이 책입니다.
아메바 하면 단세포 생물의 대명사처럼 쓰입니다. 하지만 아메바는 핵이 있는 진핵생물로 의외로 인간과 계통적으로 가깝습니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생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아메바를 연구하면서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되는데 바로 아메바가 세균을 농사짓듯이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지요. 아메바가 몸 속에 세균을 품고 다니다 세균이 살기 좋은 곳에 도착하면 이 세균을 풀어놔 왕성하게 자라게 하는거죠. 그럼 아메바는 푸짐하게 불어난 세균을 포식할 수 있구요.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농사짓는 아메바 에피소드인데 이 에피소드는 다시 봐도 참 재미있으면서도 신기합니다.
우리는 흔히 착각하는 게 있습니다. 바로 익숙한 것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인데요. 한 두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면 의외로 아는 것이 적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주변의 많은 생물에 대해 좀더 알아보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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