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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의 역사 - 비너스, 미와 사랑 그리고 욕망으로 세상을 지배하다
베터니 휴즈 지음, 성소희 옮김 / 미래의창 / 2021년 8월
평점 :
“여신의 역사 (베터니 휴즈 著, 성소희 譯, 미래의창, 원제 : Venus and Aphrodite: A Biography of Desire)”는 그리스, 로마, 이집트, 중세, 르네상스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가진 욕망과 여성성에 대한 신격 부여로 이름지어진 비너스가 어떻게 변천해왔고 우리는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책입니다.

저자인 베터니 휴즈 (Bettany Mary Hughes, 1967~)은 영국의 역사학자, 저술가, 다큐멘터리 제작자로 그의 작품 중 “아테네의 변명 (강경이 譯, 옥당, 원제 : The Hemlock Cup: Socrates, Athens, and the Search for the Good Life)”이 우리나라에 번역 소개되어 있습니다.
비너스로 대표되는 여신의 원형은 약 5천년 전에 만들어진 조각상 ‘렘바의 여인상’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성적 특징이 매우 강하게 묘사된 신성한 생명력을 상징하는 ‘렘바의 여인상’은 남성성과 여성성이 결합되어 있는 형태로 저자에 따르면 사랑의 여신, 비너스의 먼 조상이자 흥미로운 조상이라고 합니다.
비너스 (그리스에서는 아프로디테라 불리웠던)는 단순한 존재가 아닙니다. 다산과 성, 생식을 의미하는 여신이기도 하지만 전쟁이 여신이기도 했습니다. 이는 인간의 격정 그리고 욕망을 신격화한 존재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점차 남성이 공동체의 요직을 차지하게 되면서 남성성과 여성성이 혼재된 비너스는 남성성을 잃어버리고 자취를 감춥니다. 욕망을 상징하던 이 여신에게는 이제 여성성만 존재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서 과거 전쟁으로 표현되던 격정과 욕망은 성욕과 음탕함을 상징하는 여신이 되기도 하고 변덕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이는 아마도 가부장적 사회질서가 조금씩 인류 사회에 스며들면서 여신의 상징성이 변화된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고대의 인류는 가지고 있는 지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자연 현상, 혹은 위대하다고 생각했던 존재에 대해 신격을 부여하였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영생불멸이라는 여성의 본성은 우리를 끌어당긴다’라고 괴테가 이야기하였듯 여성이 가지고 있는 재생산이라는 특징 역시 신격을 부여 받기에 적합하였을 것입니다.
여성에게 부여된 신격은 이후 가부장적 유일신 전승에 의해 끊임없이 공격받고 몰아내어졌다고 조지프 캠벨 (Joseph John Campbell, 1904~1987)은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여신의 전형적이고도 상징적인 힘은 변화를 통해 끝끝내, 그리고 여전히 살아남아 있습니다. 그것은 인류 최초의 신전이 바로 어머니의 품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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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