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
유영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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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 (유영수 著, 휴머니스트)”를 읽었습니다. 과거의 선진국이었던 일본은 더 이상 선진국이 아니라는 취지의 글을 담은 책입니다.


저자인 유영수님은 SBS 기자로 다년간의 일본 특파원 생활과 함께 일본 근현대사를 중심으로 탐구를 많이 한 ‘일본통’으로 불리우는 분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식민시대를 거치면서 일본이 우리나라에 미친 영향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우리를 알기 위해서는 일본의 근현대사를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특히 최근 COVID-19에 대한 대처와 같은 일본의 모습은 소위 선진국이라고 하는 국가로서의 모습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였습니다. 저자는 일본은 ‘더 이상 선진국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합니다. 

선진국이라는 정의는 매우 다양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많은 사람이 동의하는 정의중 하나는 UN 사무총장이었던 코피 아닌이 말하는 ‘사람이 자유롭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나라’라는 정의를 저자는 준용하고 있습니다. 이 정의를 준용할 경우 ‘현재의’ 일본은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기는 하지만 선진국은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이유에 대해 저자는 이 책, “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을 통해 하나하나 풀어내고 있습니다.  


저자는 몇 년 전 인질 사법이라는 단어를 널리 알린 카를로스 곤 前 닛산 회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일본이 법치주의 국가일까라는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 일본의 경우 구속영장 기각율이 매우 낮고 (1990년 0.2%, 2018년 5.89%) 구속기간도 무제한이라고 합니다. 또한 기소될 경우 유죄율이 무려 99.4% (이마저 10여년 전 99.9%에 비해 떨어진 수치라고 합니다)에 이르기 때문에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합니다. 물론 유죄율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지만 구속영장 기각율, 구속기간 등을 고려할 때 근대 형사법적 체계와 사상이나 법치주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한 인권마저 지켜지지 않고 있는 일본의 형사사법 현실을 이 책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2018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은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是枝裕和, 1962~) 감독의 ‘어느 가족’이 수상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은 오히려 일본 내 비난을 불러왔다고 합니다. 바로 일본의 아름다운 부분이 아닌 일본의 어두운 현실을 그려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비슷한 주제를 가진 ‘기생충’이라는 작품이 다음 해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을 때 우리나라의 반응과는 사뭇 다른 일본의 반응이었습니다. 과거만을 추억하며 반성하지 않고 현재를 직시하기를 두려워하며 관용이 사라진 국가가 과연 선진국의 자격이 있을지 의문이 강하게 드는 대목입니다. 



일본은 선진국일까? 21세기 초만 해도 이런 질문 자체가 우문이었을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품고 있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선진국의 정의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단순히 경제만이 아니라 문화, 세계 각국에 미치는 영향력, 국제 정치에서의 리더십 등을 고려할 때 일본은 더이상 선진국이 아닐 것 같다는 의심 말입니다. 이 책을 통해 그러한 의심의 상당수는 근거가 있으며 우리의 의심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돈만 많고 잘 버는 나라가 선진국은 아닐 것입니다. 국가 체계가 제대로 잡혀있고 운용되어  ‘사람이 자유롭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겠지요. 하지만 지금의 일본은 그렇지 못한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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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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