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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ㅣ 안전가옥 오리지널 8
천선란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6월
평점 :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천선란 著, 안전가옥)”을 읽었습니다.

천선란. 2019년 한국과학문학상을 수상한 장르문학계의 신성입니다. 김초엽 작가 출현 이후 황모과, 이경희, 박해울, 심너울 등과 함께 한국 SF계에서 매우 주목받는 작가 중 하나입니다.
천선란 작가를 처음 만난 것은 “무너진 다리에서 (그래비티북스)”였는데 이때부터 천선란 작가가 가진 특유의 작풍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만 이번 작품인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에서는 천선란 작가가 가진 특유의 느낌이 가장 강하게 살아있는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작품에는 수연, 난주, 완다라는 세 명의 주인공과 함께 이들을 구원한 세 개체의 구원자가 등장합니다. 주인공들은 각자 결핍과 함께 외로움을 가진 존재들입니다.
수연은 비자기(非自己)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철저하게 홀로 살아갑니다. 하지만 유이하게 마음을 허락한 두 명의 사람은 죽음을 통해 이별을 고하고 말죠. 세상을 계속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하던 그녀는 한 존재가 한 말을 통해 구원을 받습니다.
완다는 낯선 프랑스로 입양된 아이입니다. 말도 인종도 다른 그곳에서 철저히 타자화되어 살아가던 그녀는 유일하게 마음을 줄 수 있는 존재를 만납니다. 그 존재가 아니었으면 완다는 완다로 살아갈 수 없었을지 모릅니다.
난주. 집안과 오빠를 위해 희생당해야 했던 그녀는 가족의 보호을 받기는 커녕 가족이 끼친 폐로 인해 피해를 입었습니다. 가족으로부터도 소외를 당해야 했던 그녀는 어쩌면 세 주인공 중 가장 외로운 존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기에 그녀 앞에 시리도록 아름다운 존재가 나타났을 때 거부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천선란 작가의 작품에는 우울함이 묻어 있습니다. 내 안에 숨어있어 느끼지 못하는 우울함과 비슷합니다. 존재를 잊었기에 언제 튀어나와 당황하게 할 우울을 미리 끄집어내고 드러내어 마주 보게 합니다. 그러나 불쾌하거나 불편하지 않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이야기가 쌓인 포장지를 벗겨내어 가며 세 주인공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내 감정과 비슷한 감정을 천선란 작가의 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아마도 그렇기에 천선란 작가의 글을 좋아하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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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