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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 자연의 따끔한 맛 - 독침의 비밀을 파헤친 곤충학자 S의 헌신
저스틴 슈미트 지음, 정현창 옮김 / 초사흘달 / 2021년 1월
평점 :
절판
“스팅, 자연의 따끔한 맛 (저스틴 슈미트 著, 정현창 譯, 초사흘달, 원제 : The Sting of the Wild)”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곤충에 대한 책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곤충에 대한 책이 아니라 바로 곤충의 독침이나 깨물림에 대한 책입니다.

저자인 저스틴 슈미트(Justin Orvel Schmidt, 1947~)는 바로 슈미트 고통지수의 바로 그 슈미트입니다. 미국의 곤충학자이자 최초로 곤충 침에 찔리거나 쏘였을 때, 그리고 깨물렸을 때 그 느낌과 고통의 정도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슈미트 고통지수화한 학자입니다. 슈미트 고통지수를 만들어낸 공로(?)로 저스틴 슈미트는 이그노벨상((Ig Nobel Prize)을 수상하기도 합니다.
참고로 이그노벨상은 노벨상을 패러디하여 만들어진 상으로 반복할 수 없거나 반복해선 안 되는 업적에 수여됩니다. 대체로 불명예스러운 경우가 많으나 일부 재미있거나 엉뚱한 경우에도 수상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그노벨상과 노벨상을 모두 수상한 안드레 가임 (Andre Konstantin Geim, 1958~) 같은 과학자도 있습니다.
이 책, “스팅, 자연의 따끔한 맛”은 앞서 이야기했듯이 저자가 슈미트 고통지수를 만든 배경이 된 작업, 즉 곤충에게 쏘이고 물린 경험을 바탕으로 곤충의 독침에 대한 지식을 담은 책입니다. 하지만 무작정 독침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책은 아닙니다. 곤충학자로서 그 곤충에 대한 기본적인 생태와 지식 역시 풍부하게 이야기해줍니다. 더구나 스스로 물려가며, 쏘여가며 충실하게 관찰한 과학자의 기록이니 더욱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책에 소개된 저자의 경험 중 수확개미 (harvest ant)에 대한 묘사를 한번 들어볼까요? 참고로 수확개미의 슈미트 고통지수는 ‘3’입니다.
‘수확개미의 침은 벌침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극심한 고통이 매우 깊은 곳에서부터 연달아 밀려오며, 4~8시간쯤 이어진다. 4~8분이면 통증이 가라앉는 꿀벌 침과는 차원이 다르다.’

처음 슈미트 고통지수라는 용어를 접했을 때 하나 하나 경험하지 않고서는 지표화할 수 없는 것들인데 어떻게 만들었을까라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곤충에게 일일이 쏘여가며, 물려가며 만든 지표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놀라움을 넘어 경이까지 느껴졌습니다. 이걸 만들어낸 학문적 호기심의 잴 수 없는 그 범위와 깊이가 느껴졌기 때문이겠지요.
매운 맛의 정도를 나타내는 스코빌 척도 같은 경우는 윌버 스코빌 (Wilbur Scoville, 1865~1942)이 맛을 보아가며 처음 척도를 만들었지만 이후 화학물질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산출할 수 있지만 슈미트 고통지수는 앞으로도 직접 확인하지 않고서는 다른 방법으로 측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자가 직접 쏘이고 물리며 고통으로 쓴 이 책을 만나볼 수 있어 큰 영광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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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