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매스 - 수학, 인류를 구할 영웅인가? 파멸로 이끌 악당인가?
애나 웰트만 지음, 장영재 옮김 / 비아북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슈퍼매스 (애나 월트만 著, 장영재 譯, 비아북, 원제 : Supermath: The Power of Numbers for Good and Evil)”를 읽었습니다.


많은 수학 관련 대중서적에서는 수학이나 수의 보편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많은 과학자들이나 일반인들이 수학은 매우 보편적이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외계인에게 보내는 메시지에 기초 수학을 포함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저자는 수학이나 수가 과연 보편성을 갖는가에 대한 의문을 표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오크사프민 사람들의 신체 부위를 활용한 기수법을 사례로 들고 있습니다. 많은 문화권에서 손가락을 바디카운팅에 활용하고 있지만 오크사프민 사람들은 손가락 외에도 손목, 팔뚝, 팔꿈치, 어깨, 귀, 눈, 코 등을 바디카운팅에 활용합니다. 그들은 무려 27진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수법의 단점은 충분히 추상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인 대상이 없다면 수를 헤아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최근 서구 문명을 접하면서 그들 역시 서구의 기수법을 받아들이면서 점차 그들 나름의 기수법을 잊어가며 수의 추상성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수가 추상화되지 않은 문명권도 있을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이 책에서는 잉카 문명의 결승 문자인 키푸를 통해 수학의 한계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동안 많은 수학자들은 키푸를 수 체계 내지는 수학적 기록이라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바로 그 사실에 매몰되는 바람에 수학적 기록이라 생각할 수 없는 매듭을 무시해왔습니다. 하지만 이후에 밝혀진 사실은 키푸는 수 체계나 수학적 기록이 아니라 일반적인 문서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발견에 힘입어 키푸의 일부가 해독되기 시작하면서  그 중 일부는 키푸를 만든 사람들의 이름을 해석해냈습니다. 인류가 남긴 유산에 수학 그 이상이 있을 수 있음을 간과한 수학자들로 인해 100여년 이상 키푸가 수 체계나 수학적 기록이 아닐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시당한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또한 많은 수학자들이 밝히려고 노력하는 소수(Prime Number)의 비밀에서 알 수 있듯이 수학은 다음에 올 수를 예측하지 못합니다. 아마도 상당 기간 동안 소수는 수학의 한계로 여전히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수학이 악마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바로 공정성을 결여한 편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알고리즘은 수학적 기반을 가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공정할 것이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알고리즘은 분명 불공정한 결정을 내립니다. 알고리즘은 가난하고 소수인종인 사람들은 백인에 비해 재범율이 높을 것이라 예측합니다. 그러므로 보석금이 높게 책정되며 보석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불공정하고 수감됩니다. 실제 통계는 그들의 재범율이 더 낮음을 보여준다 하더라도 알고리즘은 바뀌지 않습니다. 이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PSA나 COMPAS 같은 재범 예측 알고리즘이나 교정 범죄자 관리 프로파일 같이 실제 운영되고 있는 알고리즘의 사례입니다.


수학은 알게 모르게 우리의 일상에 큰 힘을 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수학에 대해 너무모릅니다. 막연하게 수학은 보편적이고 공정한 도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수학이 가지고 있는 힘과 그 힘의 한계, 불공정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수퍼매스, #애나웰트만, #장영재, #비아북, #리뷰어스클럽, #수학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