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나보다 덜 내는가 - 불공정한 시대의 부와 분배에 관하여
이매뉴얼 사에즈.게이브리얼 저크먼 지음, 노정태 옮김 / 부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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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 피케티 (Thomas Piketty, 1971~)는 그의 명저 “21세기 자본”을 통해 자본주의가 내포하고 있는 불평등성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그는 역사적으로 r>g는 증명되었으며 향후 지속적으로 그 격차는 벌어질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죠. 그는 또한 이러한 불평등은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우리들에게 밀접한 주제임을 알아야 한다고도 이야기합니다. 이렇듯 자본에 의한 소득의 격차는 지속적으로 계층을 분화시키고 심화시킴으로써 민주주의까지 위협할 것이라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결국 이를 막을 수 있는 것은 복지 제도를 강화하고, 글로벌 부유세를 도입함과 동시에 누진세와 상속세를 강화하여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 불평등을 교정해야만이 자본주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도출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당장 우리나라의 상황만 보더라도 부동산이나 비트코인 투자를 비롯한 개인 차원에서 자본 소득을 늘리기 위한 노력이 마치 지선(至善)이나 지상 과제인 것처럼 부추기는 사회압(社會壓)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조기 은퇴라고 하며 자본 소득만이 선이고 노동 소득은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이를 개선하는 정치적 움직임에 대해서는 기회의 박탈이니 사다리 걷어차기니 하면서 마치 불공정인 양 공격을 하기도 합니다.

노동은 신성한 것이고, 그 신성한 노동으로 벌어들인 소득으로 일상을 살아가면서,  자녀를 키우고 노후에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작은 바람은, 그리고 그걸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나라를 원하는 것은 과연 바보 같은 일일까요? 


 


“그들은 왜 나보다 덜 내는가 (이매뉴얼 사에즈, 게이브리얼 저크먼 共著, 노정태 譯, 부키, 원제 : The Triumph of Injustice: How the Rich Dodge Taxes and How to Make Them Pay)”는 바로 이런 의문에 대한 대답을 해주는 책입니다. 


많은 국가에서는 누진세 등을 통해 노동에 비해 자본에 더 많은 세금을 물리는 조세 정책을 시행했고, 이는 20세기 대부분에 걸쳐 소득의 불평등을 완화하는데 기여했다고 책에서는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소득은 점차 부유층에 집중되고 있고, 그에 반해 조세 정책은 점차 약화되어 왔다고도 이야기합니다. 점차 노동 계급을 보호하고 있던 보호막은 허물어지고 있고 악순환의 고리는 점차 강화되고 있습니다. 


많은 다국적 기업과 부자들이 하는 행위를  현명한 절세라고 포장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정의롭지 못하고 불공정하며 비열한 탈세일 뿐입니다.  


책에서는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의롭지 못한 조세 체계를 ‘지금 당장’ 뜯어 고쳐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책은 몇 년전 에 읽었던 “21세기 자본”에서 제기한 아젠다를 보다 심화시켜 구체적인 방안으로 발전시킨 보완서와도 같습니다.


사는 것이 왜 이렇게 팍팍한 지 의문이 들었던 분들,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 것이 좋을 지 궁금하신 분들은 이 책을 한 번 읽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들은왜나보다덜내는가, #이매뉴얼사에즈, #게이브리얼저크먼, #노정태, #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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