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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지나간 세계
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 부키 / 2021년 1월
평점 :
“겨울이 지나간 세계 (아사다 지로 著, 이선희 譯, 부키, 원제 : おもかげ)”를 읽었습니다.
대기업 사장인 훗타에게 보고서가 올라왔습니다. 퇴직자 명단입니다. 그 중 낯익은 이름을 발견합니다. 입사 동기이자 친우인 ‘다케와키 마사카즈’. 회의가 끝난 후 상무가 다가와 ‘다케와키’가 송별회 후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그에게 면회 갔지만 친우는 의료기기와 각종 튜브에 파묻혀 있을 뿐 의식이 없습니다.
‘여긴 어디지?’
눈을 뜬 다케와키는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병원임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침대 옆 간이의자에 누군가 앉아 있는 모습을 봅니다. 낯선 할머니입니다. ‘마담 네즈’라고 소개하는군요. 그리고 갑자기 무엇인가를 먹으러 가자고 제안합니다. 그녀를 따라나서려는 순간 자신이 있는 곳이 집중치료실임을 떠올리고 뒤를 돌아보니 빈사 상태로 잠들어 있는 그의 모습이 보입니다.
‘마담, 당산은 도대체 누구시죠?’
영화 “파이란”이나 “철도원”의 원작 작가로 유명한 아사다 지로 (浅田次郎) 작가이지만 그 작품들보다는 “칼에 지다 (양윤옥 譯, 북하우스, 원제 : 壬生義士傳)”로 처음 만난 작가입니다. 이 때 받은 인상은 작가가 소설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대상은 주목받지 못하는 비주류가 아닐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비록 글로 만나지 못했지만 “파이란”이나 “철도원” 역시 비슷한 정서를 느낄 수 있었구요.
아사다 지로 작가는 야쿠자 출신이라는 이야기가 퍼질 만큼 야쿠자 물로 초기에 이름을 알렸다고 하는데 주변에 야쿠자 출신 지인들이 많았던 덕분에 현실적인 야쿠자의 모습을 그려낼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생활인으로, 그리고 주목받지 못하는 소시민으로 살아가다 늦은 나이에 작가로 데뷔한 작가의 인생 역정에서 그런 정서가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읽은 “겨울이 지나간 세계”에도 전작에서 작가의 정서와 애정이 느껴지는 대상은 역시 주목받지 못하고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들과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고, 그런 이야기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살짝 지쳐있다면 아사다 지로의 이야기에 위로를 받으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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