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의 숭배자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18
민혜성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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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날로 개봉한 한국 SF 영화 “승리호”를 봤습니다. 대규모 전투씬과 더불어 눈을 즐겁게 하는 화려하면서도 훌륭한 CG를 포함해 주연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져 매우 흥미로운 서사를 우리에게 보여준 작품으로 스페이스 오페라가 마땅히 가져야 할 미덕을 갖춘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 (약간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지만 제대로 된 우리나라 최초의 스페이스 오페라 실사 영화임을 감안하면 그 정도는 눈감아 줄만 합니다.) 

특히 이 작품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SF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이런 작품이 지속적으로 제작되고 꾸준히 성공작이 나오다 보면 헐리웃 블록버스터 못지 않은 대작이나 명작이 곧 나올 것만 같습니다.


소위 순수문학과 장르문학의 경계에 있던 작품들이 주로 출간되다 최근 SF 소설도 다양한 세부 장르의 작품들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슈퍼히어로를 다룬 작품이나 스페이스 오페라와 같은 오락성을 강조한 작품들이 잇달아 출간되어 SF 팬으로서 매우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최근에 출간한 “왼손의 숭배자 (민혜성 著, 그래비티북스)”도 스페이스 오페라로 분류할 수 있는 SF 소설입니다. 더 자세하게 분류하자면 우주 레지스탕스와 행성 연합 간의 전쟁을 다룬 소설로 “스타십 트루퍼스 (로버트 A. 하인라인 著, 김상훈 譯, 황금가지)”, “영원한 전쟁(조 홀드먼 著, 김상훈 譯, 황금가지)”, “노인의 전쟁(존 스칼지 著, 이수현 譯, 샘터사)” 등과 같은 범주에 포함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정식 출간된 작품 중 이렇듯 대규모의 전쟁을 다룬 국내 SF 작가의 작품은 손에 꼽을 만큼 희귀한 작품입니다. 


아마도 오랜 시간 퇴고를 거듭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정성껏 쌓아 올린 세계관에서 흔적을 엿보 수 있습니다. 약간 설정 오류가 눈에 띄긴 하지만 몰입감을 저해할 정도는 아닙니다. 일본 성운상을 받을 만큼 인정받은 작가도 설정 오류가 지나쳐 작품 전체의 이야기가 무너져 버린 작품이 있을 정도로 어려운 작업인데, 그런 면에서 첫 장편 작품에서도 세계관을 구축하고 훌륭하게 활용한 작가의 저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만 첫 작품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하다 보니 사족처럼 느껴지는 설정, 설명들이 눈에 띄는 부분도 있고 개연성이 떨어지는 장면도 보이기는 했습니다. 살짝 덜어낼 수 있었으면 더 훌륭한 작품이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남았지만 이 작품 자체로도 만족할 만한 독서경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SF팬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스페이스 오페라, 그것도 군사소설이 작가의 첫 작품이었다는 점에서 다음 작품 역시 기다려 보겠습니다.



덧붙이는 말 : 그래비티북스를 통해 작품을 낸 작가들이 잇달아 국내 SF문학상을 수상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래비티북스의 선구안은 인정해줄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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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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