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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결정짓는 7가지 힘 - 관용·동시대성·결핍·대이동·유일신·개방성·해방성
모토무라 료지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0년 12월
평점 :
“세계사를 결정짓는 7가지 힘 (모토무라 료지 著, 서수지 譯, 사람과나무사이, 원제 : 教養としての「世界史」の読み方)”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세계사 책이지만 세계사에서 흥미로운 사건이나 토픽을 나열하는 박물지(博物誌) 식의 책이 아니라 세계사의 흐름을 추동하는 힘에 대해 고찰해볼 수 있는 책입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세계사를 움직인 힘을 크게 7가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관용(Tolerance), 동시대성(Simultaneity), 결핍(Deficiency), 대이동(Huge Migration), 유일신(Monotheism), 개방성(Openness), 현재성(Nowness)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을 가졌던 부분은 바로 동시대성(Simultaneity)입니다. 세계사적 사건이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불가사의하게 일종의 수렴진화처럼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책에서도 예를 든 것처럼 유럽의 로마 제국과 동아시아의 한(漢)나라가 바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두 제국은 모두 유럽과 동아시아의 문명적, 문화적 뿌리가 된 제국이었으며 지금도 그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사합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아시리아 제국이나 진(秦)나라처럼 강대한 국가들이 각각 동서양에 존재했지만 그 이후에 출현한 로마나 한나라처럼 영향력을 가지지는 못합니다.
이를 단순한 ‘우연의 일치’로 치부해버릴 수도 있지만 저자는 이러한 동시대성은 연구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주제라 주장합니다. 저자는 이러한 역사적 동시대성의 산물이 현대의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주목합니다. 알파벳과 같은 문자체계, 일신교, 화폐 같이 현재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은 세게사의 흐름 속에서 복잡성을 탈피하는 간소화 움직임이 거의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이 대표적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문명이 어느 정도 복잡성을 가지게 되면 이를 간소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동시대성은 역사적 흐름의 필연이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는 주장인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동시대성은 역사적 흐름에서 나타나는 필연의 결과이므로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벗어나 현재의 세계를 바라보는 인사이트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저자가 책에서 언급한 세계사의 흐름을 이끌어낸 7가지 힘이라 칭했던 동인(動因)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사의 흐름에 대한 시각을 좀더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된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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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