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믿는 자들의 민주주의
제랄드 브로네르 지음, 김수진 옮김 / 책세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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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작년 9월 희한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독감 백신의 안정성에 대한 언론의 공격이 시작된 것입니다. 백신은 해당 감염병을 예방하는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 사회 전체적인 감염병 관리의 가장 중요한 축 중 하나인데 이를 공격한 것입니다.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하면 백신에 문제점이 있다면 그것에 대해 언론이 지적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지적과 문제 제기에는 당연히 수반되어야 하는 객관적 증거와 사실이 바탕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언론이 당시 문제를 제기했던 대부분의 케이스는 백신과 인과관계를 밝힐 수 없는 경우였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 많은 언론사가 안티 백서로 전향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렇듯 과도하고 무분별하게 백신을 공격한 결과 시민들의 마음 속에 백신에 대한 의구심이 자리잡게 된 것은 필연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의구심은 향후 공중 보건에 심대한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정보는 넘쳐납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일상을 살아가는데 바쁩니다. 시민들은 넘쳐나는 정보를 취사 선택할 여유가 없습니다. 결국 정보는 넘쳐나지만 시민들, 각 개인은 오히려 정보가 부족합니다. 결국 언론 등 정보 제공자가 큐레이션한 정보를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정보 제공자가 제공한 정보가 오류가 있거나 문제가 있는 정보일 경우 일반 시민들의 인지 편향은 가속화될 수 있습니다. 

가짜 뉴스가 횡행합니다. 많은 시민들은 이러한 가짜 뉴스를 판별할 정보와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관심 있는 개인은 다른 정보와 크로스 체크함으로써 어느 정도 판별할 수 있지만 그만큼의 여유를 갖는 사람은 드뭅니다. 이러한 가짜 뉴스들은 많은 사람들의 뇌리 속에 남게 됩니다.


잘못된 정보 혹은 조작된 정보들이 많은 시민들을 감염시킨다면, 그 시민들의 의견이 모여 정치적 의사결정을 이루는 민주주의라는 제도는 어떻게 될까요?


“쉽게 믿는 자들의 민주주의 (제랄드 브로네르 著, 김수진 譯, 책세상, 원제 : La démocratie des crédules)”를 읽었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정보 과잉과 가짜 뉴스, 그리고 음모론이 시민을 속이고, 진실을 가림으로써 편향과 오류로 가득 찬 세계관을 만들어내고, 그러한 세계관이 민주주의의 특성과 만나면서 오히려 시민을 배신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반드시 우리가 ‘지식의 민주주의’로 나아가야 함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파스칼은 지식을 ‘구(球)’에 비유했습니다. 지식이 구라고 한다면 우리가 모르는 것, 즉 무지는 공의 표면과 접촉하게 되는데 지식이 늘어날수록 구는 계속해서 커지기 때문에 그 표면적 역시도 커진다는 비유입니다. 즉, 현실에서 지식이 늘어나게 되면 무지, 엄밀히 말하면 무지에의 자각 혹은 인식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는 정보 부족에 대한 두려움이 될 수 있고 그 빈틈을 맹신으로 메꾸려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듯 인터넷으로 인한 정보 혁명이 완전한 민주주의를 가져와 줄 것이라는 순진했던 환상이 깨어지고 날조와 왜곡으로 점철된 거짓 정보들이 대중의 지지를 얻었으며 정치적 결정을 좌우하게 된 지금의 시점에서 한 번은 읽어봐야 할 책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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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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