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뇌 - 모방 욕망에 숨겨진 관계 심리학
장 미셸 우구를리앙 지음, 임명주 옮김 / 나무의마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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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번째 뇌 (장 미셸 우구를리앙 著, 임명주 譯, 나무의마음, 원제 : Notre troisième cerveau)”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거울신경세포, 즉 모방과 공감의 중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는 뇌신경 네트워크를 통한 다른 사람과의 관계 심리학에 관한 책입니다. 


저자인 장 미셸 우구를리앙 (Jean-Michel Oughourlian, 1940~)은 프랑스 출신의 의사이자 심리학자로 르네 지라르 (René Girard, 1923~2015)가 주창한 모방 이론를 연구하여 임상적 관점에서 발전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저서 중 모방 이론을 기반으로 사랑과 욕망, 질투를 설명한 “욕망의 탄생 (김진식 譯, 문학과지성사, 원제 : Genese du desir)”이 번역 소개되어 있으며 “세 번째 뇌”는 두 번째로 소개되는 책이 될 것 같습니다.


먼저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세 번째 뇌가 어떤 것인지 알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뇌에는 영역별로 고유한 기능이 있고 각각의 기능이 뇌의 전체 활동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이런 뇌의 기능 중 책에서는 사고와 기억 기능을 담당하는 대뇌 피질을 첫 번째 뇌라 칭하고 감정의 기능을 담당하는 대뇌 변연계를 책에서 두 번째 뇌라 칭하고 있습니다. 책에 따르면 이 두 뇌의 기능이 그 동안 심리 작용과 심리 현상에 대한 연구의 대부분을 차지해왔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사람 간의 관계, 상호성, 모방 같은 변수들이 정신 현상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정신 분석에서 바라보는 시각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합니다. 1990년대 발견한 거울신경체계가 바로 이 역할을 한다는 것인데 저자는 이것을 세 번째 뇌라고 부르기로 합니다.

(거울신경체계는 해부학적으로 볼 때 별도의 영역이 있는 것은 아니며 뇌 신경의 네트워크에 가깝다는 사실은 짚고 넘어가야 제목이나 명칭에서 불러일으킬 수 있는 오해를 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듯 저자가 세 번째 뇌라 칭한 거울신경체계는 인간의 이성이 작동하기 전에 즉각적으로 모방하고 정보를 획득하는 기능을 수행하는데, 이는 감정 체계와 의식 및 사고 체계 간 복잡한 상호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 바로 ‘공유망 가설’이라고 합니다. 특히 과학자들은 뇌에서 인지 작용이 미처 일어나기 전에 거울신경체계가 먼저 작동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뇌가 타인의 의도를 재현 혹은 모방하려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행동에 대해 먼저 자율신경계에서 활성화되고 감정체계나 사고체계는 이에 뒤따라 반응한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 주제입니다. 

 또한 이러한 모방 메커니즘은 경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욕망이 동일한 대상을 향하는 것은 모방 메커니즘 상 필연적인데 이런 피드백을 거쳐 그 욕망은 강화되고 인정하게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대상이 공유할 수 있다면 욕망하는 주체는 상호간의 유대감이 늘어날 수 있지만 공유할 수 없는 무엇인가라면 오히려 경쟁관계에 놓인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인간은 이러한 경쟁적 모방 메커니즘이나 자아의 많은 부분이 타인에게서 왔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그 이유를 두 번째 뇌에서 그에 해당하는 감정을 찾아내고 다시 첫 번째 뇌에서 합리적 설명과 정당성을 부여한다고 이 책에서는 주장합니다. 뇌의 주요 기능을 발견한 것은 사고, 감정, 모방의 순서이지만 작용은 그 역순으로 진행된다는 것이지요.


거울신경세포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작용을 하고 인간의 심리 체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까지는 그동안 알지 못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거울신경체계에 대한 저자의 주장은 매우 흥미로웠으며 새로운 사실 역시 알게 되었습니다. 다만 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주장의 기저가 되는 많은 레퍼런스들이 다소 낡은 것들이라 저자의 모든 주장을 선뜻 받아들이지는 못하고, 관련하여 다른 독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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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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