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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고 황홀한 역사 - 죽음의 심판, 천국과 지옥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바트 어만 지음, 허형은 옮김 / 갈라파고스 / 2020년 11월
평점 :
“두렵고 황홀한 역사 (바트 어만 著, 허형은 譯, 갈라파고스, 원제 : Heaven and Hell: A History of the Afterlife )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바트 어만 (Bart D. Ehrman, 1955~)은 불가지론적 무신론을 견지하고 있는 미국 태생의 성서학자입니다. 그는 많은 책을 저술하기도 했는데 우리나라에도 상당수가 번역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두렵고 황홀한 역사”는 사후세계를 바라보는 기독교의 관점이 어떻게 변화하였는가를 다양한 문헌 사례를 통해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책입니다.
책의 서두에 그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에서 무신론자로 바뀌어 가는 과정을 담담히 고백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후세계에 대한 그의 학문적 호기심은 남아있었고 그에 대한 연구의 결과가 바로 이 책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천국과 지옥이라는 개념은 누구에게나 친숙하듯 사후 세계에 대해서 기독교적 관점은 매우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기독교가 바라보는 사후 세계는 역사적으로 보면 항상 변화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현대의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기독교적 사후 세계의 개념은 구약성서에도 나오지 않고, 예수가 직접 이야기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죠.
특히 고대 기독교에도, 그것의 기반이 되었던 유대교 역시 현대의 기독교적 세계관적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단일한 사후 세계는 없었다는 것이 저자의 주요한 논제입니다. 저자는 역사적 변화를 거친 것이 아니라 누군가 개념을 만들어냈고 그 개념이 지금까지 (세월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개념은 유지한 채) 이어져 왔다고도 이야기합니다. 즉, 어느 시점에서는 현대 기독교적 세계관과는 다른 세계관을 기독교인들은 믿었고 누군가 현대 기독교적 세계관에서 이야기하는 사후 세계의 개념을 만든 다음 시간이 지나면서 표준 교리로 자리 잡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 “두렵고 황홀한 역사”는 예전에 읽었던 “천국의 발명 (마이클 셔머 著, 김성훈 譯, 아르테, 원제 : Heavens On Earth)”처럼 사후 세계를 다루고 있지만 “천국의 발명”은 과학적 접근을 통해 사후 세계를 고찰하였다고 하면 “두렵고 황홀한 역사”는 기독교적 세계관 내에서의 사후 세계관에 대해 문명사적, 문헌적 접근 방법을 통해 통사적으로 그 변화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성서학자로서 논쟁적 저작을 다수 발표하고 있지만 그의 책은 언제나 흥미로우면서도 읽어볼 가치를 충분히 제공합니다. 사후 세계에 대한 기독교적 세계관의 변화에 대해 궁금하신 분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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