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
후루이치 노리토시 지음, 서혜영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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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 (후루이치 노리토시 著, 서혜영 譯, 흐름출판, 원제 : 百の夜は跳ねて )”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후루이치 노리토시 (古市 憲寿, 1985~)는 일본의 사회학자이며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는 그의 두번째 소설인데 첫 작품 “굿바이, 헤이세이(원제 : 平成くん、さようなら)”와 이번 작품 모두 일본 문예춘추 주관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올랐다고 합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 자신이 이 높이에 완전히 익숙해졌다는 사실에 놀랐다. 55층짜리 타워멘션을 위에서 5분의 1만큼 내려온 곳이니까 지상으로부터의 높이는 아직 200미터 가까이 될 것이다.'


쇼타. 그는 취업에 번번이 실패하고 충동적으로 선택한 직업. 간단한 연수를 마치고 고층 빌딩 유리창 청소 현장에 투입되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흔히 그러하듯 그는 낯선 그 직업에 빠르게 익숙해집니다. 


‘오피스 빌딩에서 일하는 직원이나 타워맨션의 주민들은 우리를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게 분명하다는 것을 그때 느낀다. (중략) 책상이 창을 향해 놓여 있고 남자로부터 곤돌라까지의 거리는 1미터도 안될 것 같은데도 그가 우리의 존재를 알아챈 기미는 전혀 없었다. ‘


우리가 흔히 그렇듯 유리창 안에서 밖을 바라볼 때 그것은 배경이고, 풍경일 뿐 자신의 삶이 아닙니다. 어쩌면 유리창 밖에 보이는 존재들은 삶의 밖에 존재하는 유령들일지도 모릅니다. 현대 도시에 사는 대부분의 삶들이 그렇듯이 말이지요.


‘이상한 의뢰였다. 노부인은 내가 청소하는 곳의 사진을 찍어와 달라고 했다’


밖은 얼마든지 보이지만 안은 전혀 보이지 않는 곳. 바로 현대를 상징하는 고층빌딩의 속성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도, 그 밖에도 사람들은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지만 느끼지 못하지만요. 노부인은 아마도 그 안에도 사람이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방법은 좀 이상하지만요. 그렇게 노부인과 소타는 유리 창의 안쪽과 바깥쪽에서 세상을 서로 바라보던 두 사람이 서로를 마주하여 인지하고 관계를 만들어갑니다. 그리고 그는 다른 사람들의 삶을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사회과학의 연구 대상이 되거나 정책의 대상이 될 때는 집단이라는 덩어리로서 인식됩니다. 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 우리는 사람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옮긴이도 이야기했듯이 저자는  사회학자로서 이야기하지 못하는 한 사람의 삶을 이야기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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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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