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과 폭력 - 운명이라는 환영 우리 시대의 이슈 총서 2
아마티아 센 지음, 김지현.이상환 옮김 / 바이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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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과 폭력 (아마르티아 센 著, 이상환, 김지현 共譯, 바이북스, 원제 : Identity and Violence: The Illusion of Destiny)’을 읽었습니다.


저자인 아마르티아 센 (1933~)은 수리경제학 모델로 빈곤을 측정하여 그의 이름을 딴 센 지수가 있을 정도로 불평등과 빈곤 연구로 이름 높은 인도 태생의 경제학자로 1998년 아시아인 최초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듯 명성 높은 그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학장을 지내던 시절 히드로 공항에서 출입국 관리 직원에게 질문을 받습니다. 그 직원에게는 인도 여권을 소지한 그가 학장일리가 없으니 학장과의 친분이 있는 사람이겠거니 하고 학장과 가까운 친구인지를 물어봅니다. 그가 약간 머뭇거리자 불법과의 연관성을 물어보기 시작합니다. (신변잡기를 물어본 것이 아니라 책에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테러리스트와의 연관성 등을 의심한 것이겠지요) 이 경험에서 저자는 정체성 (identity)에 대한 철학적 명제를 떠올립니다. 

사실 개인의 정체성은 매우 복잡한 문제입니다. 나를 구성하는 정체성은 하나로만 규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자식이고, 누군가의 배우자이며, 누군가의 친구이기도 하고, 진보 혹은 보수주의자이며, 이성애자 혹은 동성애자이기도 한 개인의 정체성만 해도 이렇게 복잡하고 다양한데 집단의 정체성은 어떠할까요? 

하지만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우리는 타인의 정체성을 단일한 것으로 혹은 고립적인 것으로 이해하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저자는 단일한 정체성에 대한 숙명론에 대해 운명론적 환영 (the illusion of destiny)라고 하며 이러한 단일한 정체성에 대한 숙명론 혹은 믿음 (혹은 당위)가 바로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야만적 폭력을 키워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책에서 아마르티아 센은 정체성을 바라보는, 그리고 그 정체성이 키워온 폭력을 8가지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을 제안하고 있으며 이 책이 처음 출간된 지 15년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의 관점은 유효한 것으로 보입니다. 


‘알면 사랑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사람에 대해 알면 알수록 그 사람의 정체성을 다면적으로 다양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모르는 사람이라는 의미는 바로 그 사람의 정체성을 단일하게 파악한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입니다. 개인이나 집단이 집단을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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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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