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코어 히스토리 - 종말의 역사에서 생존의 답을 찾다
댄 칼린 지음, 김재경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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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코어 히스토리 (댄 칼린 著, 김재경 譯, 북라이프, 원제 : The End Is Always Near: Apocalyptic Moments, from the Bronze Age Collapse to Nuclear Near Misses)를 읽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댄 칼린 (Dan Carlin, 1965~)은 미국의 팟캐스트 진행자로 ‘Hardcore History’라는 제목의 인기 역사 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드코어 히스토리”는 저자가 종말과 대재앙을 다룬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진행한 팟캐스트의 내용을 엮은 책입니다. 저자는 종말과 대재앙이라는 거대한 이야기에 대한 관심의 이유를 ‘기분 전환이나 재미’ 뿐 아니라 ‘역사적 감수성을 자극하면서 동시에 개인적인 성찰을 유도’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풀어서 이야기하자면 자신이 그러한 종말의 상황이나 대재앙을 겪게 되면 어떻게 대응하고 반응할 것인가에 대해 숙고를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는 것이겠지요. 책은 원제에서도 드러나듯이 종말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고 그렇기에 과거부터 지금까지 역사 속에서 드러난 종말의 순간들을 되새김하는데 그 주제가 있습니다.  


이 책에서도 전 세계적인 전염병 범유행 (pandemic)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관심이 가는 대목이었습니다. 아테네 인구의 1/4이 사망했다고 알려진 아테네 역병 (Plague of Athens), 성서에 등장하는 각종 질병, 카르타고를 덮친 전염병, 메소포타미아와 지중해를 덮친 안토니우스 역병, 키프로스 역병, 유스티니아누스 역병 등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고대의 전염병 사례들을 보고 있으면 인류의 역사는 언제나 전염병과 함께 해오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유스티니아누스 역병의 경우 한때 1억이나 되는 사망자를 낳은 역병으로 알려질 만큼 규모가 큰 사건이었다고 합니다. 이 역병은 후대에 페스트 혹은 흑사병으로 불리우게 되는데 중세 시대에 엄청난 대유행으로 유럽을 초토화시키도 합니다.

이러한 전염병의 대유행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어두운 부분을 건드리는데 신비주의나 미신의 추종이나 반지성주의의 창궐, 차별이나 혐오의 확산 등입니다. 실제로 흑사병이 대유행이던 중세 유럽에서 시작된 마녀 사냥이나 유대인 탄압이 대표적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전염병 대유행은 1918년 다시 시작되는데 이번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습격이었습니다. 이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당시에 벌어진 세계 대전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많았다고 합니다. 이때는 이미 어느 정도 현대 의학의 기틀을 잡은 상황에서의 대유행이었으므로 지금에 와서도 전염병 기습의 가능성은 언제나 살아 있다고 저자는 경고하고 있고 2020년에 와서 그 경고는 현실화되었습니다.  


인류는 그 동안 역사를 통해 많은 종말과 대재앙을 겪어 왔음을 알고 있습니다. 여러 종이었던 사람종이 이제는 호모 사피엔스 하나 밖에 남지 않았음을 보면 역사 이전에도 (그것이 급격하게 다가왔던, 천천히 잠식하듯 다가왔던 관계 없이) 종말과 대재앙은 언제나 곁에 있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실 현대 문명 이전 언제나 종말이나 대재앙의 상황을 접하고 살아가는 선조에 비해 우리는 역사 이래 가장 안전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고 종말이나 대재앙은 우리와 크게 관계 없다는 착각 속에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도호쿠 대지진으로 말미암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COVID-19, 기후 위기 등 형태와 모습을 바꾼 종말의 징조나 대재앙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음을 이제는 잘 알고 있습니다. 책에서 주로 다루는 문명의 종말, 대재앙 같은 주제는 매우 무겁고 어두울 수 밖에 없지만 여전히 인류는 문명을 이루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자가 이야기하듯 그러한 종말과 대재앙을 겪어낸 사람, 이겨내기 위해 싸운 사람들이 언제나 있었기에 여전히 문명은 버티고 있는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인류는 어떤 종말과 대재앙을 겪어 왔고 또한 어떻게 그것을 견뎠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거창한 목적 의식 없이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니 부담없이 선택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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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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