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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낙 ㅣ 형사 카낙 시리즈 1
모 말로 지음, 이수진 옮김 / 도도(도서출판) / 2020년 9월
평점 :
“카낙 (모 말로 著, 이수진 譯, 도도, 원제 : Qaanaaq)”을 읽었습니다.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인데 특이하게도 그린란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린란드는 이름과는 다르게 녹색의 땅은 아닙니다. 아이슬란드(Iceland)와 이름이 바뀐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얼음과 눈의 땅이라고 합니다. 인구밀도가 매우 낮아 도시라고 할 만한 곳이 거의 없고 대부분 수 천명 수준이 거주하는 마을 수준이고 가장 큰 대도시인 누크(Nuuk)만 1만명이 넘는 시민이 거주한다고 하네요. 작중 주인공의 이름을 딴 도시인 카낙(Qaanaaq)은 700명 정도가 거주하는 소도시입니다. 한반도의 10배 가까운 면적의 그린란드에 단지 5만 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니 마을을 벗어나면 사람 보기가 정말 힘든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그린란드는 덴마크령이긴 하지만 킴 킬센 (Kim Kielsen, 1966~)을 총리로 하는 자치 정부를 구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구리, 철, 다이아몬드 등 부존자원이 굉장히 많은 지역인데다 어장도 풍부하여 1인당 GDP는 상당히 높은 지역입니다.

이런 그린란드에 있는 대도시(?) 누크에 연쇄 살인 사건이 벌어집니다.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코펜하겐 경찰청 소속 카낙 아드리엔슨 경감이 파견됩니다. 카낙은 3-4살 무렵 덴마크 가정에 입양된 그린란드 이누이트 출신입니다만 이누이트의 언어도, 문화도 모두 잊어버린, 지금은 그냥 덴마크 사람입니다.

유쾌한 이누이트 형사인 아푸티쿠 칼라켁를 파트너로 하여 살인 사건을 수사하지만 이 사건 단순한 살인 사건이 아닌 것 같습니다. 범인은 아무래도 훈련 받은 북극곰일 것 같은데 일반적으로 북극곰을 훈련시킬 수 없다는 것은 모두가 다 압니다. 유일하게 북극곰을 훈련시킨 사육사는 헐리웃에서 영화를 찍고 있고 알리바이가 증명되었습니다.
카낙이 수사를 하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용의자를 특정하지만 바로 바로 풀려납니다. 아무래도 경찰서 내부에 두더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카낙 (Qaanaaq, 주인공과 이름이 같은 소도시입니다.)에서도 2명이나 같은 수법으로 살해당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원한 관계에 의한 모방 살인일까요, 아니면 사이코 패스에 의한 연쇄 살인일까요?
석유 자원을 둘러싼 경제적 이해 관계, 그린란드 독립과 관련한 정치적 음모 등 다양한 동기로 이 살인 사건을 덮으려는 사람과 해결하는 사람들이 서로 얽히며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주인공인 카낙은 어린 나이에 입양되어 이누이트로서 정체성을 깨닫지 못하고 덴마크인으로 살아왔고 작중 내내 이누이트의 문화, 생활을 제3자적 관점으로 바라보지만 결국 마지막에 드디어 ‘카낙의 카낙’이 됩니다.

정말이지 광막한 그린란드에 대한 세밀한 묘사, 잘 짜여진 이야기 구조, 그리고 마지막 반전까지 손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내내 이어집니다. 후속작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얼른 출간되어 카낙의 활약을 더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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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