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체론 - 천황제 속에 담긴 일본의 허구
시라이 사토시 지음, 한승동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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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9년 제정/공포되어 1890년 시행된 대일본제국헌법의 제1장은 천황(천황)에 대한 조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본은 만세일계의 천황에 의해 통치되며 신성하여 범할 수 없고 국가의 원수로 통치권을 총람하며 제국의회의 협찬을 얻어 입법권을 행하고 법률을 재가하며 의회를 해산할 수도 있었습니다. 또한 군 통수권자로 전쟁과 계엄을 선포할 수 있으며 일본의 모든 국민은 천황의 신민(臣民)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출처 : https://www.7t7l.pe.kr/772 )

전후 일본국 헌법은 1946년 제정/공포되어 1947년 시행되었는데 일명 ‘평화헌법’이라고도 하며 이때 천황은 과거 일본제국 헌법과는 다르게 ‘상징천황’으로만 남게 되었습니다. (“일본국의 상징이며 일본 국민통합의 상징” 출처 : http://world.moleg.go.kr/web/wli/lgslInfoReadPage.do;jsessionid=cTTO5151l3hTK3DtG1Q1pvFdMLnaWG6b9uBMzM45dRptn70c0KIpgXblzldgNFx6.eduweb_servlet_engine6?CTS_SEQ=42403&AST_SEQ=2601 ) 과거의 헌법에 비해 천황의 지위가 달라지기는 했지만  일본국의 헌법은 일반 국민과 다른 신분, 즉 천황에 대해 헌법 차원에서 정의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헌법과는 다릅니다. 우리나라의 헌법에서는 대한민국의 민주공화국이며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국체는 국가의 주권이 누구에게 있는가에 따라 분류되는 국가의 형태를 의미하나 일본에서의 국체는 일본제국주의 시대의 사회이념으로 천황이 통치하는 체제 자체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국체론 (시라이 사토시 著, 한승동 譯, 메디치미디어, 원제 : 國體論 菊と星條旗)”에서 저자는 국체를 관점으로 하여 근현대 일본사를 파악하고 현실을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전전(戰前)에야 대일본제국 헌법에 의해 천황에 의한 통치가 가능했던 시대이니 국체로 일본을 바라보는 것이 가능하였지만 전후(戰後) ‘국체’는 사실상 기능하지 않으니 이를 통해 일본을 바라보는 것은 부적절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단호히 전후 일본을 바라볼 때에도 이 국체라는 개념이 일본의 핍색 (逼塞)을 설명하는 유일하다고 주장합니다. 천황 대신 그 자리를 미국이라는 나라가 차지하여 미국을 중심으로 국체가 개편되고 유지된 ‘국화와 성조기의 결합’이 전후 국체의 본질이라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또한 저자는 전쟁 전의 국체가 결국 자멸로 이끌었 듯이 특이한 대미 종속 구조로 이루어진 전쟁 후 국체 역시 파멸의 길로 가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이베 정권은 일본국 헌법 제 9조를 근거로한 일본의 평화주의는 소극적이며 이를 ‘적극적 평화주의’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미국과의 군사전략과의 일체화’이며 전후 국체의 정점이 바로 ‘성조기’임을 명시적으로 나타냈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또한 그는 일본의 번영을 이끈 냉전이 끝나면서 일본의 위기는 찾아왔고, 일본 우익은 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신냉전 혹은 주변국의 안보 불안을 바라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일본 우익이 숭앙하는 국체와 적극적 평화주의를 청산하지 않고서는 일본은 살아남을 수 없고, 살아남을 가치도 찾을 수 없을 것이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떠오른 국가와 버려진 국민 (강상중 著, 노수경 譯, 사계절, 원제 : 維新の影 : 近代日本一五〇年、思索の旅)”의 책을 통해  일본 국민은 여전히 메이지 유신을 긍정하며 ‘자신의 근대적 뿌리’이자 ‘영광스런 출발’로 여기고 있다는 주장을 접한 바 있습니다. 이때의 유신(維新)은 ‘복고와 동시에 혁신이라는 이율배반적 통합’이라고 강상중 박사는 정의합니다. 여기에서 복고란 천황 중심의 국가주의적 복고를 의미하는데 이러한 유신을 긍정하는 정치문화적 체제는 결국 현대의 일본 역시 국가주의적 토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인데 “국체론”에서 시라이 사토시가 주장하는 이야기와 상당 부분 일맥 상통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신분제를 허용한 국가가 진정한 민주주의가 가능할지, 일본은 왜 천황제를 유지하고 있을지에 대한 단순한 궁금증에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일본 학자의 눈을 통해 일본 국체의 역사를 따라가면서 현대 일본에서의 국체의 의미와 주변 국가에 미치는 영향까지 일람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현대 일본 정치와 국제 관계에 대해 이해를 높이고 싶다면 필히 일독할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국체론, #시라이사토시, #한승동, #메디치미디어


ㅁ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 ( https://cafe.naver.com/booheong/197643 )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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